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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는 3만5000명의 외침

입력 2022.09.25 20:43

지난 24일 서울시청 일대에서 열린 기후정의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죽은 듯이 눕는다’는 뜻의 다이인(die-in) 시위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지난 24일 서울시청 일대에서 열린 기후정의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죽은 듯이 눕는다’는 뜻의 다이인(die-in) 시위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24일 서울시청 일대에서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24일 서울시청 일대에서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8월 어느 금요일, 15세 그레타 툰베리가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는 1인 시위를 시작한 지 4년. 전 세계 시민 사이에 기후위기에 대한 각성이 빠르게 확산됐으나,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주말인 지난 2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기후위기 집회는 정부와 기업의 ‘그린워싱’(친환경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에 분노한 시민들이 직접 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청소년기후행동, 그린피스, 녹색당 등 400여개 단체로 구성된 ‘9월 기후정의행동’이 주최한 기후정의행진에는 약 3만5000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참여했다. 이 행사는 2019년 약 5000명이 참가한 첫 집회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열린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온 어린이·청소년, 노동자, 농민, 장애인, 성소수자, 종교인 등 시민들이 함께 걸었다. 이들은 ‘내 미래 내가 지켜’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벌였다. 특히 참가자들이 광화문·종각 일대를 행진하는 도중 사이렌이 울리면 도로 위에 드러눕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더 지체하다가는 어느새 우리 모두 죽고 말 것이라는 섬뜩한 메시지를 담아낸 것이다.

참가자들은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기후정의’를 요구했다. 이는 세계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올해 기후위기 집회의 공통 주제이기도 하다. 정의를 강조하는 것은 기후위기가 본질적으로 불평등하고 부정의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온실가스 배출은 기업의 이윤 추구 및 부유층의 투자·소비에 따른 결과다. 반면 피해는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저소득 국가·계층에 집중된다. 올여름 국내의 폭우 피해자 상당수가 반지하 주민이나 장애인 등 저소득층이었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 0.4%에 불과한 파키스탄에서 홍수 피해로 국토의 3분의 1이 잠겨 1500여명이 숨진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옥스팜에 따르면 1990~2015년 전 세계 소득 상위 10%가 온실가스의 절반 이상을 배출한 반면, 소득 하위 50%는 겨우 7%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불평등을 극복하지 않고는 온전한 의미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없으며 기후정의를 실현할 수 없다”는 시민들의 선언이 지극히 정당한 이유다. “기업과 자본, 부유층의 이윤과 지대 착취를 강력히 규제하고 재분배를 강화해야 한다” “기후위기 해결책인 재생에너지도 공공적으로 통제해야 한다” “식량·주거·교통·교육·의료를 공적·사회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에 귀 기울일 때다. 모두 죽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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