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의질의에 답변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가인권위원회가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26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실에서 2022년 제13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 및 촉법소년 상한 연령 조정에 대한 의견표명의 건’을 논의했다. 그 결과 인권위원 10명 중 8명이 촉법 소년 연령 기준을 낮추는 법무부 정책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두 명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촉법소년이란 범죄 행위를 저지른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이다. 이들은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형사 처벌 대신 사회봉사·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 처분을 받는다. 일각에서 미성년자 범죄 흉포화에 대응하기 위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낮춰선 안된다고 주장한 위원들은 소년에 대한 형사처벌이 범죄율을 낮춘다는 객관적인 근거가 없으며, 국가가 과도하게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 감금식의 처벌을 가하기보다는 부족한 교화 시스템을 손 보고, 아동학대 등 청소년들이 처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낸 남규선 상임위원은 “아동 연령층에 대해서는 처벌보다는 교화가 중심이 돼야 하는데, 인권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예산 부족으로 보호자 교육 프로그램 강화, 특성에 맞는 관리·감독 시행 등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50개국 이상에서 촉법소년 상한을 14세 미만으로 두고 있다는 점도 반대 근거로 제시했다.
김수정 비상임위원은 “소년 범죄는 아동의 책임보다는 사회의 실패, 어른의 실패가 본질”이라며 “인권위는 어른과 사회가 (스스로) 실패에 책임지고 (소년범이) 온전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을 내도록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소년범 판사 경험이 있는 이상철 상임위원은 “13세가 살인을 저질러도 2년 소년원에 있는 것 외에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며 “(촉법 소년 연령을) 낮추더라도 잔혹한 범죄 저지른 사람들만 법원이 처벌하지, 일반 형사재판에서 판사가 보호처분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방안도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2세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등 10인은 지난 7월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만 14세보다 낮추는 내용의 소년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19일 대정부질의에서 법무부가 검토 중인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방안을 오는 10월 발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