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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 학습, 공존법은 많다

입력 2022.09.27 03:00

수정 2022.09.2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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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신유빈(18·대한항공)과 김나영(17·포스코에너지), 테니스 조세혁(14)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신유빈과 김나영은 고교 진학을 포기했다. 학교 수업을 규정대로 받으면서 선수 생활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윔블던 테니스대회 14세부 남자 단식 우승자 조세혁도 중학교 학년 유예 처분이 내려진 상태다. 손흥민(30·토트넘)은 동북고 중퇴다. 고교 2년 때 독일로 축구유학을 갔기 때문이다. 남자골프 간판 김주형(20)은 어릴 때부터 중국, 필리핀, 호주, 태국 등을 돌며 성장했고 15세 때 프로가 됐다. 학업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들은 학교 학습은 다소 부족했지만 현재 선수로서 무척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김세훈 스포츠부 부장

김세훈 스포츠부 부장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문체부, 스포츠혁신위 권고 중 현실과 동떨어진 학생 선수 대회 참가 관련 제도 보완·개선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2019년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가 실효성이 떨어지고 부작용이 적잖다고 뒤늦게 판단한 것이다. 당시 혁신위는 △출석 인정 일수 축소, 학기 중 주중 대회 참가 금지(교육부) △학기 중 주중 대회를 주말 대회로 전환(문체부) 등을 ‘권고’했다. 권고 방향은 옳았지만 시행방식에서 현장 목소리를 너무 무시한 탓에 반감과 혼란을 증폭했다.

운동과 공부는 서로 대치되는 개념이 아니다. 둘은 공존이 가능하다. 학생 선수는 운동선수를 꿈꾸는 학생이다. 기성세대는 이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좋은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인프라 확충, 선진훈련법 개발이 필요하다. 학업은 ‘맞춤형’으로 마련돼야 한다. 학습은 삶과 연결될 때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효과도 높다. 물론 돈이 많이 든다. 그런데 학생 선수 맞춤형 수업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운동은 누군가의 ‘재능’이다. 운동선수가 되고 싶은 꿈은 법조인, 의사, 과학자, 음악가, 화가가 되고 싶은 경우처럼 존중받아야 한다. 운동을 진학, 취업, 취직을 위한 ‘수단’으로만 보는 구시대적 선입견이 사라져야 하는 이유다.

‘학생 선수가 내 자녀라면 어떻게 운동과 공부를 시킬까’를 고민하면 많은 해법이 보인다. 자녀가 축구선수라면 얼음판 축구장, 프라이팬 축구장에서 뛰지 않게 할 것이다. 수업에 조금 더 빠지더라도 날씨가 좋은 봄과 가을 대회를 더 많이 만들 것이다. 좋은 훈련 프로그램 개발에도 노력할 것이다. 수업은 자녀들이 배우고 싶은 내용과 형식으로 진행할 것이다. 직업 선수가 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어릴 때부터 기본적인 학습은 충실하게 시킬 것이다.

대한민국 공교육은 붕괴한 지 오래다. 공교육이 뛰어나다면 고위층이 자기 자녀를 왜 미국으로, 유럽으로 보내겠나. 학생 선수 학습을 논할 때 공교육에 학생 선수를 집어넣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내적, 외적 동기가 없는 환경에서 이뤄지는 교육은 효과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세계적인 교육학자 켄 로빈슨은 “학습권은 ‘교육’이 아니라 ‘배움’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다양한 잠재력을 가진 씨앗들이 발아 환경을 기다리는 것처럼 교육도 명령하는 식(Command Control)이 아니라 환경을 조성해주는 식(Climate Control)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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