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인 24%로 다시 떨어졌다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30일 나왔다. 1주일 전 조사와 비교했을 때 긍정 평가는 4%포인트 하락하고, 부정 평가는 4%포인트 상승(61%→65%)했다. 앞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한국갤럽 8월 첫주 조사에서도 24%로 나타난 바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확산되던 2016년 10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25%)보다도 낮은 지지율을 취임 5개월도 안 돼 두 차례 기록한 것이다. 한국갤럽 측은 부정 평가 이유로 “외교, 비속어 발언 파문 관련 언급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언론의 왜곡보도 탓”이라는 여권 주장을 국민이 납득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조사 결과 윤 대통령 순방이 국익에 도움 됐느냐는 질문에는 ‘도움이 안 됐다’(54%)는 응답자가 ‘도움 됐다’(33%)고 답한 사람보다 훨씬 많았다. 부정 평가는 지역·남녀·직종 구분 없이 높았다. 특히 20대(18~29세) 지지율은 9%에 그쳤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7월 넷째주 28%로 떨어진 후 9월 셋째주(33%)를 제외하고 계속 20%대에 머무는 것은 가벼이 넘기기 어려운 문제다. 낮은 지지율로는 대통령이 국정을 힘있게 이끌고 갈 동력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로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북한의 잇단 도발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적 여건도 좋지 않다. 무기력한 정권이 경제·안보위기에 주도적으로 대처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여권은 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니 유감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비속어 논란이 ‘가짜뉴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4% 지지율을 두고 “여론이 호도된, 잘못 전달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국민 수준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언제까지 스스로 눈과 귀를 막고 떼쓰기만 할 텐가. 그럴수록 국민의 시선은 차가워지고 정권의 위기는 깊어질 것이다.
윤 대통령과 여권은 낮은 지지율이 던지는 민심의 경고를 무겁게 새기고, 냉정하게 성찰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이 진솔한 사과를 하는 것이 사태 해결의 첫걸음이다. 국민의힘도 맹목적 충성 경쟁을 멈추고 이성을 찾을 때다. 그래야만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논란에서 나라 전체가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