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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울리는 ‘막말’

입력 2022.10.09 20:37

수정 2022.10.0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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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영정

세종대왕 영정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국정감사장에서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게 한 폭언이다. 정의당과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 공직을 이어온 김 이사장을 ‘이 둥지 저 둥지 옮겨다니는 뻐꾸기’로 빗대며 악담을 퍼부은 것이다. 빗발치는 사과 요구에도, 권 의원은 ‘나였다면 혀 깨물겠다’는 것이고 “선택적 환청”이라며 버티고 있다. 국감 첫날인 4일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버르장머리가 없잖아”, 5일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의 “니(너)나 가만히 계세요”, 6일 주철현 민주당 의원이 서해 피격 공무원의 근무지 이탈을 “뻘짓거리”로 비유한 것도 국감장에서 고성과 삿대질이 난무케 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막말이 국감을 할퀴고 세우고 있다.

과거 국감 파행은 색깔론이나 지역 갈등이 많이 일으켰다. 보수 정치인이 민주당을 ‘노동당 2중대’로 공격할 때마다 국회가 서버렸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해양수산부 국감은 멸치잡이배 문제로 산회했다. 새정치국민회의(옛 민주당) 의원들이 “(YS 부친이 멸치잡이 조업을 하는) 경남에만 허가한 저인망 어선이 여수·목포 앞바다를 휩쓸고 있다”며 시작된 설전에, 변웅전 자유민주연합 의원이 “지금 그 배가 서산까지 올라오고 있다”고 가세하자 국감은 파장이 됐다. 대놓고 색깔·친일·지역 시비가 잦아든 지금은 도 넘은 막말이 국감을 싸움터로 만들고 있다.

말은 천냥빚을 갚기도 하고 큰싸움을 만들기도 한다. 한번 뱉으면 주어담기 어렵지만, 갈등을 푸는 것도 진솔한 사과와 양해의 말이다. 이런 이치가 말로 날이 새고 지는 국회에선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말로 국민 자존감을 훼손하기로는 뉴욕에서 비속어를 쏟아내고 사과 한마디 않는 윤석열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576주년 한글날 기념사에서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익히고 쓰기 쉬워 애민·평등·소통 정신이 깃들어 있는 한글을 “K문화 그 자체”라 했고,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택한 나라가 미·일·프랑스 등 18개국으로 늘었다고 했다. 나라 밖으로 뻗어가는 한글이 안에서는 막말로 얼룩진다. 세종대왕이 울고 갈 일이다. 가장 먼저 많이 각성할 이들은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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