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소속 의원들은 14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이 미흡했다며 질타를 쏟아냈다.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미국 내 세액공제 혜택이 해당 법안으로 인해 축소될 가능성을 제때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산자위 소속 야당 의원들의 질의는 코트라의 IRA 대응에 집중됐다.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된 이후 (코트라를 포함해)어느 기관도 대응을 못 하고 있었다. 현지에 코트라 파견자가 있지 않느냐”라며 “현지에서 보고가 올라와야 정부가 대응할 수 있었을 텐데, 직무유기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정열 코트라 사장은 “더 신속히 (법안 내용을)파악 못한 미진함이 있었다”라며 “법안 최종본이 700페이지 정도 되는데 이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라고 해명했다.
홍정민 민주당 의원도 “코트라 워싱턴 무역관은 IRA 초안이 공개된 지 열흘이 지난 8월 9일에서야 코트라 본사에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동향을 최초로 보고했다”라며 “그런데 본사는 그에 앞서 7월 29일 워싱턴 무역관에서 IRA가 상원에서 합의됐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세액공제 관련 내용은 빠진 ‘깡통 보고’였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통상협력데스크’ 역할을 해야 할 코트라 워싱턴 무역관이 현지 정부·의회와의 간담회 같은 정보 수집활동에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현지 신문을 정보라고 보고하는 것은 코트라 역할이 아니다. 미리 정보를 수집했어야 하는데 그런 활동을 전혀 안 했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도 이날 국감 보도자료를 내 “국내 기업에게 해외 정보를 신속하고 깊이 있게 전해야 하는 공공기관의 대응력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IRA 대응에 대한 질의가 계속 나오는데 (유 사장의) 명확한 답변이 없다. IRA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고 예상은 했나”라며 “법안 통과 이후 산업부로부터의 책임 추궁이 있었는가”라고 물었다. 유 사장이 “없었다”고 하자, 김 의원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다”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IRA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에 달하는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을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로 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직 북미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갖고 있지 않은 현대차·기아 등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조항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산업부·외교부의 ‘늑장 대응’에 비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