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일부 서비스들이 접속 오류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가운데 16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신사옥 출입문 앞 모습. 권도현 기자
카카오가 전날 경기 판교의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핵심 서비스들에 접속 장애 등을 일으켰으나 16일 오후까지 약 40%를 복구하지 못하는 등 큰 차질을 빚었다. 주요 데이터 대다수를 한 데이터센터에 몰아넣은 탓에 피해를 키운 것이다. 그동안 몸집 불리기 위주로 급성장해온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간 사용자 4743만명을 넘는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를 민간기업에게 일방적으로 맡겨놓아선 위험하는 비판도 뒤따른다.
양현서 카카오 대외협력실장(부사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SK C&C 판교캠퍼스 B동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판교에 있는 데이터 센터에 3만2000대 정도의 서버가 있다”며 “그 중에 1만2000개 정도가 복구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는 이날 오후 2만대(62.5%)까지 서버를 복구했다고 덧붙였다.
양 부사장은 “판교 데이터센터가 가장 메인”이라면서 “어제는 화재 현장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직접 진입해서 시스템을 수리하거나 장애를 개선하는 부분들에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복구 시간이 언제가 될지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없다”까지 했다. 카카오는 안양 등 전국 4군데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두고 있는데, 판교 데이터센터에 대다수 서버가 들어 있다.
반면 네이버도 이번 화재로 서버 전원이 차단되면서 검색·쇼핑·뉴스 등 서비스 일부에서 오류가 발생했지만, 데이터센터를 이원화해 수시간 만에 모두 복구해 대비됐다. 판교 데이터센터에는 IBM클라우드 등도 입주해 있지만, 대다수 복구했거나 복구 중이다.
카카오톡은 화재 직후인 전날 오후 3시 30분쯤부터 장애가 이어져 약 10시간을 넘긴 후에야 일부 기능을 겨우 살렸으나, 사진, 동영상 등은 전송이 막혔다. 이밖에도 포털 다음의 ‘실시간 뉴스’, 카카오T의 ‘택시 호출’ 등의 오류가 이어졌다. 이는 카카오톡이 시작된지 12년 만에 최장기간 서비스 장애이며, 앞서 지난 4일에도 20분간 접속 오류를 빚었다.
홈플러스와 마켓컬리, 스타벅스 등 유통업계에도 카카오톡 문제로 카카오페이 결제와 배달주문 서비스 등에 차질이 빚어져 소비자 불편이 잇따랐다.
이에 카카오가 그동안 덩치 키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근본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나왔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이끄는 카카오가 2010년 창사 이래 메신저부터 포털 다음과 멜론 인수, 카카오택시 등 다방면으로 몸집부터 불려왔으나, 정작 핵심인 데이터 관리는 한 바구니에 담은 실책이 이번 사태로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이용자들은 이번 사태로 카카오의 관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다른 메신저로 옮겨가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나아가 이번 사태에 따른 직간접적 피해보상 방안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오전 화재 현장을 찾아 가진 간담회에서 대국민 사과를 표했다. 이 장관은 “이러한 문제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중요한 부가통신 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등 필요한 제도적·기술적 방안들을 적극 검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