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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장의 수출화가, 기산 김준근’ 18일부터 넉 달간 부산박물관서 개최

입력 2022.10.17 09:43

19세기 말 부산 등 개항장에서 풍속화를 주로 그린 기산 김준근의 작품전이 18일부터 2023년 2월12일까지 부산박물관에서 열린다.

‘개항장의 수출화가, 기산 김준근’ 18일부터 넉 달간 부산박물관서 개최

부산박물관은 조선 개항기 풍속화가로 유명한 김준근의 산수화 등 소장 작품 7점을 전시하는 ‘개항장의 수출화가, 기산 김준근’ 전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김준근은 19세기 말 부산(초량), 원산, 인천 등 개항장에서 서양인들에게 조선의 풍속화를 그려 판매했던 화가로 유명하다. 우리 고유의 생업, 세시풍속, 의례, 놀이 등 서양인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다양한 민속적 주제를 담아낸 그의 풍속화는 외교관, 선교사, 군인 등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들을 통해 퍼져나갔다. 현재 유럽과 북미 등 전 세계 여러 박물관과 개인 소장 작품 약 1500여점으로 파악된다.

그는 1886년 고종의 초청으로 조선을 방문했던 미국의 해군 제독이자 외교관인 로버트 슈펠트의 딸 메리 슈펠트의 주문으로 부산 초량에서 여러 점의 풍속화를 제작 판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그의 작품이 조선을 방문한 서양인들의 각종 여행기에 삽화로 사용되면서, 조선의 풍속을 세계에 널리 알린 화가가 됐다. 또 한국 최초로 번역된 서양 문학작품인 <텬로력뎡(天路歷程>(1895)의 삽화가로도 활약했다.

남종화풍의 산수도(山水圖)

남종화풍의 산수도(山水圖)

길상(吉祥)의 의미를 담은 노안도(蘆雁圖)

길상(吉祥)의 의미를 담은 노안도(蘆雁圖)

이번 전시에서는 부산박물관에서 수집한 기산의 작품 7점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는 풍속화가로 유명하지만 풍속화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풍속화 범주에 속하지 않는 그의 그림은 매우 희귀한 편으로 이번 전시회에서는 6점이 산수도나 화조도 등 전통 회화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풍속화로는 무과 시험장의 모습을 그린 보기 드문 작품 1점이 전시된다. 작품을 넣은 액자 뒷면에 ‘J.KESSON ABERDEEN PICTURE FRAMER’라는 상표가 붙어있어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1873~1908년 사이 액자 제작자로 활동했던 존 케슨이 제작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당시 유행한 전통 회화 양식을 따른 그림으로는 산수도, 노안도, 화조도, 맹호도 등 6점이 전시된다. 이 작품들은 모두 ‘대한국’, ‘한국’이라는 국호와 ‘기산’,‘김준근’이라는 화가의 이름을 함께 표기하고 있다. 이는 조선 후기 부산지역에서 활발하게 제작된 대일교역용 회화의 관서(款署·작가명, 날짜, 장소 등의 정보를 그림 화면에 기록한 것)와 같은 양식이다. 대부분 대일교역용으로 인기 높은 주제라는 점에서 이 그림들은 대일 수출용 그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전시는 기존에 널리 알려진 풍속화가 김준근이 아닌 동서양 외국인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상업용 그림을 제작해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재빠르게 부응한 적극적인 ‘수출화가 김준근’의 모습을 새롭게 부각했다는 점에서 규모는 작지만 주목할만한 전시이다.

정은우 부산박물관장은 “유연하고 능숙한 수묵농담의 사용, 섬세한 채색 등 기산의 회화적 기량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라며 “풍속화가로만 알려진 기산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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