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편찬 참여 전력 등 역사인식 두고 집중 질의 받아
윤 대통령 지명 위원 2명의 ‘국교위 역할 부정’ 발언에도 비판

17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국정감사는 이배용 국교위 위원장(사진)을 포함한 국가교육위원들의 ‘인사청문회’가 됐다. 이 위원장은 한국사 국정교과서 편찬에 참여한 전력 등 역사인식을 두고 집중 질의를 받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위원 2명이 과거 발언에서 국교위의 역할을 전면 부정한 사실도 부각됐다.
이 위원장은 이날 박근혜 정부 시절 한국학중앙연구원장으로 재임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앞장선 데 대해 “당시에는 필요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신념을 접은 것으로 이해하면 되느냐”는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네”라고 답했다.
역사학자인 이 위원장을 향해 ‘친일독재’와 ‘식민사관’을 옹호한 것 아니냐는 민주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이 “근대화에 실패한 것은 준비 없이 근대화의 흐름에 따라 밀려왔기 때문”이라는 이 위원장의 과거 발언을 들며 “전형적인 친일 식민사관”이라고 공격했으나 이 위원장은 “나는 일제가 침탈했다고 보는 ‘수탈론자’다. 식민사관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등의 내용으로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이 위원장의 견해를 물었다. 이 위원장이 “이 자리에선 답변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답을 되풀이하자 권 의원은 동학농민운동과 항일의병운동을 언급하며 “두 역사적 사실에 비춰봤을 때 일본이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 없다는 게 맞는가”라고 다시 물었다. 이 위원장은 “역사학자로 이 자리에 앉은 것이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국교위 위원 구성을 두고도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명한 김정호 위원(전 자유기업원장)과 천세영 위원(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의 자질이 도마에 올랐다. 두 위원은 국회 교육위가 국감을 위해 요청한 경력 사항 제출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이날 국감 현장에서 공개한 보수성향 개인방송채널 영상을 보면 김 위원은 출연자로 나와 “교육에서 사회적 합의 같은 것 보지 마라. 왜 사회가 아이를 가르치려 하느냐”고 발언했다.
천 위원이 국교위 위원으로 지명된 후에도 교육업체 이사직을 유지한 것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도 의원은 “천 위원이 해당 직위에서 사퇴했다고 해놓고 SNS에서 그 업체를 홍보하고 있는데 겸직금지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천 위원 역시 과거 방송 출연 영상에서 “국가교육위원회라는 초정권적인 얼토당토않은 이야기가 나온다”고 발언해 사회적 합의기구인 국교위에 부정적인 견해를 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위원장은 “영상을 처음 봤는데, 어떤 경위에서 나왔는지 알아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