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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 흑해상 곡물수송 일부러 지연…식량위기 조장”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시에라리온 국적 선박 라조니호가 지난 8월1일(현지시간) 남부 오데사항에서 출항을 앞두고 있다. 오데사|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시에라리온 국적 선박 라조니호가 지난 8월1일(현지시간) 남부 오데사항에서 출항을 앞두고 있다. 오데사|AFP연합뉴스

러시아가 국제사회와 합의한 흑해상 곡물운송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거듭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다음달 협정 기간 연장 협상을 앞두고 러시아가 식량위기를 고조시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 한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3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가 곡물운송 협약의 완전한 이행을 일부러 미룬 결과, 최근 며칠 새 물동량이 항만 수용능력의 25~30%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앞서 지난 21일 대국민 화상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식량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선박 150척의 통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산 곡물운송 협정은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지난 7월22일 체결됐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해상 봉쇄가 풀리면서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출량은 러시아의 침공 이전 수준까지 올라왔다. 우크라이나 농업정책부가 집계한 지난달 곡물·채소·식용유 등 농산물 수출량은 690만t으로 지난해 9월 수출량(710만t)과 비슷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인프라부는 “오데사의 항구들을 통해 지난 8월1일부터 선박 380척이 아프리카·유럽·아시아 국가들로 농산물 850만t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밀 선물 가격이 5월 고점보다 30% 이상 하락하는 등 세계 식량가격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다만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식량가격은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이상 높다.

러시아는 지난달부터 서방이 협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계속해서 불만을 드러냈다. 협정 체결 당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곡물·비료 거래와 관련된 기업과 은행들은 대러시아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약속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지난달 초 서방 정부가 러시아에 곡물·비료 시장을 개방하기 위한 물류 제재를 중단하지 않아 러시아의 수출량이 약속만큼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말 협정 조건을 개정하고, 곡물수송을 받을 수 있는 국가를 제한할 것을 제안했다. 겐나디 가틸로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최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크름대교 폭발 등 우크라이나의 테러공격이 계속된다면 러시아는 언제든 협정에서 탈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체결된 협정은 120일 간 유효하며 다음달 22일 만료된다. 우크라이나 인프라부는 튀르키예 국방부 등과 협정 연장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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