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진 M83 시각특수효과(VFX) 슈퍼바이저가 27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인재캠퍼스에서 열린 ‘2022 콘텐츠 인사이트’에서 영화 <한산>에 쓰인 VFX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지난여름 최고 흥행작인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의 성공은 시각특수효과(VFX)를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대규모 해상 전투신과 시원한 속도로 바다를 달리는 거북선은 모두 실제가 아닌 VFX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한산>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정성진 M83 VFX 슈퍼바이저는 27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인재캠퍼스에서 열린 ‘2022 콘텐츠 인사이트’에서 “한국의 최신 VFX 기술이 모두 들어간 작품이 <한산>”이라며 VFX 기술이 점차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슈퍼바이저는 ‘한국 최초 우주 SF’라 불린 <승리호>와 가상의 고릴라를 주인공으로 한 <미스터 고>의 특수효과를 만든 주역으로, 한국 VFX 1세대다.
정 슈퍼바이저는 “20년 전만 해도 VFX 비용이 수억원 수준이면 큰 영화였지만 지금은 적게는 40억~5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 이상이 쓰인다”며 “<한산>과 <승리호>에 1000명 이상의 관련 인력이 투입됐다”고 말했다. 촬영 종료 후 편집 과정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 기획 단계서부터 VFX 인력이 개입한다고도 했다. <승리호>와 <한산> 속 장면을 VFX 기술이 덧입혀지기 전 시뮬레이션, 애니메이션 영상과 비교하며 국내 VFX 기술의 발전을 설명하기도 했다.
정 슈퍼바이저는 VFX의 미래가 밝다고 전망했다.
그는 “VFX 사업을 시작한 뒤로 단 한 번도 성장이 멈춘 적이 없고, 매해 점프를 거듭했다”며 “(VFX 성장을 이끈) K콘텐츠 붐은 수년 안에 사그라들지 않을 거라 보기 때문에 관련 인력들도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이야기이며, 실사 촬영의 역할 역시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유한 콘텐츠인 지식재산(IP)이 가장 중요하고, 제일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분야 또한 이곳이다. 또한 VFX가 가장 파워풀할 때는 실사와 적절하게 결합될 때다. 실사가 가진 힘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내년 개봉 예정인 이순신 장군 해전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노량>에 대해서는 “<한산>보다 서너 배 큰 스케일로 전투 규모가 이뤄질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이날부터 이틀간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콘텐츠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초청해 콘텐츠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한산> <명량>의 김한민 감독, <헤어질 결심>과 드라마 <작은 아씨들>을 쓴 정서경 작가가 강연자로 나섰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