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천도시공사 ‘한숨’
춘천시 보증채무 이자 두 배로
강원도의 레고랜드 채무 보증 불이행 사태의 여파가 채권시장 전체로 번지면서 지방 공기업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량채로 여겨지던 지방 공사채도 유찰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지방 공기업들은 공사채 금리를 높여 잡고 만기를 줄여가며 투자자를 찾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과천도시공사는 이날 700억원 규모의 AA등급 1년물 공사채를 금리 6.6%에 발행했다. 목표 금액을 모두 채워 발행하는 데 성공했지만 일주일 전에 같은 등급, 같은 만기의 공사채를 6.3%에 발행하려 했던 것에 비해 더 높은 금리가 붙었다. 과천도시공사 관계자는 “강원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금리가 엄청 뛰었다”며 “저희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공통적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시장 불안으로 만기가 긴 장기물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만기를 줄여 채권을 발행하는 공기업도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지난 25일 AA+등급 3년물 공사채 500억원, 2년물 공사채 3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500억원 발행을 목표로 했던 3년물 공사채에는 100억원의 자금만 들어왔다. 300억원을 목표로 했던 2년물 공사채에는 200억원이 들어왔다. 결국 인천도시공사는 3년물 공사채는 전액 유찰시키고, 200억원만 발행하려고 했던 2년물 공사채의 규모를 늘려 총 400억원을 조달했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만기가 3년 이상인 채권에 대해서는 수요를 찾을 수 없었다”며 “시장에서 만기가 5년 이상인 채권은 수요가 없어서 발행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앞으로 채권 발행을 최소화하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차입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레고랜드 여파로 지자체 채무 보증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높은 이자를 부담하게 된 지자체도 있다. 춘천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에 따르면 춘천시는 동춘천산업단지 개발 사업과 관련해 발생한 보증 채무에 대해 두 배 높은 이자를 부담하게 됐다.
춘천시는 동춘천산업단지 개발을 위해 봉명테크노밸리를 설립하고 자금 조달 과정에서 채무 보증을 섰다. 545억원의 보증 채무가 발생해 순차적으로 상환하고 162억원이 남아 있는 상태다.
최근까지 5.6%의 금리로 채무를 상환하고 있었는데, 만기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채권자가 금리 인상을 요구하면서 13%의 금리를 적용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