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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노동자’가 걸어온 길, 새로운 연대 만들어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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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노동자’가 걸어온 길, 새로운 연대 만들어갈 길

입력 2022.11.04 21:35

수정 2022.11.04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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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철의 노동자’가 걸어온 길, 새로운 연대 만들어갈 길

분절된 노동, 변형된 계급
유형근 지음
산지니 | 512쪽 | 3만5000원

울산은 한국 최대의 중화학 공업도시이며 노동운동의 중심지이다. 책은 울산 대공장 노동자가 중심이 된 ‘노동계급’이 무엇을 하고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 이들의 생애와 의식, 집단적 실천을 통해 살펴본다.

울산은 국가의 중화학 공업 육성책과 현대그룹의 투자로 만들어진 도시이다. 1970년대 울산에 처음 온 노동자들은 당시 공장을 “이북의 강제수용소보다 더한 곳”, 동네 분위기를 “아수라장”이라고 기억했다. “큰 배 한 척을 만들면 스무 명은 죽는다”는 말이 공공연했다. 위험하고 열악한 작업환경과 비인간적 대우라는 ‘동질적 조건’이 1980년대 이들을 뭉치고 폭발하게 했다.

동질성에 기초한 폭발적 동원력으로 기존의 억압적 노사관계는 무너뜨렸지만 1990년대 이후 노동계급은 ‘분절화’ ‘이질화’의 길을 걸었다. 지역 노동운동 전통이 없었고 중간 동원능력이 약한 상황에서 노동계급은 소수 대기업 노조의 전략적 선택에 의존했다. 대기업 노조는 임금 최대화 전략으로 내부의 단결을 얻었고 가족 차원에서 중산층의 삶을 실현했다. ‘생활세계’와 ‘산업세계’를 오가는 노동자들의 선택이었다. 이러한 전략은 외환위기 이후 분절화된 노동의 확산과 맞물렸다. 노동계급은 서로 이질적 존재가 되고 이는 단결 기반을 무너뜨렸다.

‘철의 노동자’가 분절되는 과정이 단지 상층 노동계급의 이기심의 결과는 아니다. 열악한 노동운동의 유산에서 외환위기 이후 실업의 공포에 대응하는 실용적 전략이기도 했다. 노동계급은 이 같은 전략을 반복하면서 ‘조직의 분산성’과 ‘계급적 이질성’이 강화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저자는 ‘분산’과 ‘이질’을 넘어설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마무리한다. 저자는 부산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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