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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서 손을 놓아야 장부”···카톡 프로필에 시구 올린 경찰청장

입력 2022.11.06 20:21

수정 2022.11.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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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청장 카카오톡 배경화면. 독자 제공

윤희근 경찰청장 카카오톡 배경화면. 독자 제공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경찰의 부실대응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윤희근 경찰청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벼랑에서 손을 놓아야 비로소 장부”라는 글을 게재했다. ‘내려놓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구로 치안총수로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올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6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윤 청장은 지난 5일 ‘得樹攀枝未足奇 懸崖撒手丈夫兒’(득수반지미족기 현애살수장부아) ‘水寒夜冷魚難覓 留得空船載月歸’(수한야냉어난멱 유득공선재월귀)라고 컴퓨터 타자로 친 문구를 찍어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배경화면에 올렸다.

이는 중국 송나라 선사 야부도천이 부처의 공덕이나 가르침을 찬탄하기 위해 만든 노래 ‘게송’의 구절 일부이다. 전자는 ‘벼랑 끝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것도 힘들지만 때로는 그 나뭇가지를 잡은 손을 놓는 것도 장부의 중요한 결단’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후자는 ‘물은 차고 밤도 싸늘해 고기를 찾기 어려우니 빈 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내려놓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구로 백범 김구 선생이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하이 홍커우 공원 의거를 하기 전 인용하기도 했다.

윤 청장은 한자만 있는 게송 어구를 올렸다가 이튿날 구절에 대한 한글 해석이 적힌 사진으로 카카오톡 배경화면을 바꿨다. 이후 6일 오후 석탑 사진으로 교체했다가 설악 무산 스님의 시조 ‘파도’ 시구가 손글씨로 적힌 사진을 게재했다. ‘파도’의 시구는 ‘밤늦도록 불경을 보다가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먼바다 울음소리를 홀로 듣노라면’ ‘천경(天經) 그 만론(萬論)이 모두 바람에 이는 파도란다’라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참사에 대한 경찰 책임론이 비등한 가운데 윤 청장이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청장은 과거에도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 적이 있다. 윤 청장은 지난 7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설월공산호양정(雪月空山虎養精)’이라고 적힌 사진을 게시했다. 이는 ‘눈 내린 달밤에 빈 산에서 호랑이가 정기를 기르다’는 뜻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지만 참고 기세를 양성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때는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로 경찰과 행안부가 갈등을 겪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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