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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돌연 소통 중단···시민사회 “지금이 70년대냐” “불통 정치 민낯”

입력 2022.11.21 16:5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6개월 만에 출근길 약식회담(도어스테핑)을 일방적으로 중단하자 시민사회는 “언론 길들이기”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을 두고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했었다. 그래놓고 MBC의 취재 태도를 이유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자 “언론 탄압을 넘어 국민과 한 약속을 파기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21일 “이날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공지했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출근길문답 직후 이기정 비서관과 MBC 기자 사이 언쟁을 말한다. 대통령실에서는 해당 MBC 기자에 대한 출입 교체 요구 등 후속조치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도어스테핑은 계속돼야 한다”며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비판했다. 양승호씨(60)는 “지금이 70년대, 80년대도 아니고 이런 식의 언론 길들이기는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한다고 했으면 끝까지 해야지, 본인들에게 불리하다고 안 한다고 하는 건 꼬리를 내리는 것과 다름 없다”고 했다. 직장인 최모씨(32)는 “국민 반대를 무릅쓰고 용산 이전을 강행할 때 ‘국민과의 소통’을 대통령이 먼저 강조하지 않았냐”며 “특정 언론사를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결국은 불통 정치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본다”고 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대통령실이 MBC를 출입 기자단에서 배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단체 벌주듯 한 언론사를 이유로 삼으며 전체 언론사를 상대로 한 출근길 문답을 안 한다는 건 비상식적”이라며 “결국 기자단이 MBC를 퇴출하도록 유도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언론시민단체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모든 게 일방적”이라며 “언론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면 몰상식이고, 알고도 그랬다면 반헌법적 행태”라고 했다. 신 처장은 “언론인과의 소통, 언론과의 대화는 곧 국민과의 소통”이라며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비상식적 행태를 당장 중단하고, 언론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대통령 본인이 스스로 하겠다고 약속한 도어스테핑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출입 기자단과의 관계를 넘어서 국민과 한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은 MBC 기자와의 충돌을 ‘불미스러운 사태’라고 지칭했지만, 진짜 불미스러운 일은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국민에게 한 약속을 파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MBC 기자와 비서관의 설전이 (도어스테핑 중단의) 본질적 이유는 아닐 것”이라며 “사회적 논란만 부추기는 식으로 원래의 ‘소통’ 목적과 다르게 운영됐기 때문에 부담이 되어서 그만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자가 질문하는 건 당연한데 기자가 질문을 했다고 그걸 중단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대통령의 위험한 언론관이 또 한 번 입증됐다. 언론을 정부의 홍보 수단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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