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풋볼? 사커?…바이든 “사커”, 네덜란드 총리 “풋볼 이겨 미안”

박은하 기자

‘풋볼’, ‘사커’ 용어로 기 싸움

경기는 네덜란드가 3대1 승리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AP연합뉴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AP연합뉴스

축구의 영어 표현은 ‘풋볼’인가 ‘사커’인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자국의 월드컵 16강전 경기를 전후로 축구 용어를 놓고 농담 섞인 기 싸움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미국과 네덜란드의 16강전을 앞둔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힘내라 미국대표팀”(Let’s go USMNT)”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글과 함께 올린 영상에서 축구공을 들고서 “그것은 사커(soccer)라고 불린다. 여러분은 할 수 있다. 가자 USA”라고 말했다.

16강전에서 네덜란드가 미국을 3대 1로 이기자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의 트윗을 공유하면서 “미안하지만 조, 풋볼(football)이 이겼어요”라고 쓴 뒤 윙크하는 이모티콘을 올렸다.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커’를 언급한 응원 영상. 뤼터 총리는 “미안하지만 ‘풋볼’이 이겼다”고 말했다.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커’를 언급한 응원 영상. 뤼터 총리는 “미안하지만 ‘풋볼’이 이겼다”고 말했다.

축구를 놓고 바이든 대통령이 사커라고 불린다고 굳이 말한 데 대해 뤼터 총리가 풋볼이라고 맞받아친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미국에서는 축구를 사커라고 부르며, 풋볼은 미식축구를 의미할 때 주로 쓴다. 미국 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미식축구 프로리그도 풋볼이라는 용어가 들어간 NFL(National Football League)이라고 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보면 미국이 예외적인 경우다. 전체적으로는 축구를 지칭하는 용어로 풋볼이 훨씬 널리 쓰이기 때문이다.

축구의 뿌리는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 축구의 용어와 경기 규칙은 1863년 탄생했다. 풋볼이라고 불리던 민속놀이를 경기화한 축구는 당시까지 지역, 클럽별로 규칙이 제각각이었다.

영국 반스 풋볼 클럽의 주장이었던 에베네저 몰리는 축구에 통일된 규칙을 부여하고 협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호응한 영국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대 등 12개 풋볼 클럽이 참여해 런던 그레이트 퀸 스트리스의 프리 메이슨 선술집에서 최초의 축구협회(Football Association)와 성문화된 규칙이 만들어졌다. 각국 축구협회가 모인 국제축구연맹(FIFA)은 1904년 프랑스 파리에서 창립했다.

사커란 말이 만들어진 것도 이 무렵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따르면 1880년대 옥스퍼드대 학생 일부는 축구(풋볼)와 협회 충구(Assoccer)를 구분해서 부르자고 제안했다. 현대적 규칙이 만들어진 축구를 럭비와 구분하기 위해서였다. 협회 축구의 발음이 축약되면서 사커란 단어가 만들어졌다. 축구의 기원과 같은 놀이에서 갈라져나온 럭비는 1845년 축구보다 먼저 규칙이 만들어져 ‘럭비 풋볼’, ‘러거’라고 불리고 있었다. ‘럭비’란 이름은 경기 규칙이 만들어진 학교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대서양을 건너면서 풋볼은 럭비를 변형시킨 종목인 미식축구를, 사커는 축구를 지칭하는 말로 굳어졌다. 미국축구협회는 사커와 풋볼을 모두 포함한 USSFA(United States Soccer Football Association)를 이름으로 사용하다 1974년 풋볼을 떼어낸 USSF(United States Soccer Federation)로 명칭을 변경했다. 반면 영국에서 사커란 표현은 1980년대까지 사용 빈도가 줄더니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됐다고 CNN은 전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미국 언론은 축구를 사커라 부른다. AFP통신은 “미국에서 불리는 사커인지 아니면 풋볼인지에 대한 영원한 쟁점이 바이든 대통령과 뤼터 총리 간 재치 있는 입담 대결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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