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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 푸틴 피해 망명한 러시아 독립언론 허가 취소…왜?

TV레인 소유주 나탈리야 신데예바. AP연합뉴스

TV레인 소유주 나탈리야 신데예바. AP연합뉴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라트비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언론 탄압을 피해 라트비아로 본사를 옮긴 러시아 독립방송에 대한 방송 허가를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메두자 등 러시아 독립언론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라트비아 정부는 6일(현지시간)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을 이유로 러시아 독립방송 ‘TV레인’에 대한 방송 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따라 TV레인은 오는 8일부터 라트비아 케이블 TV 채널 및 라트비아 내 유튜브를 통한 방송 송출이 중단된다.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 관련 보도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탄압이 심해지면서 푸틴 체제에 비판적인 다수의 러시아 독립언론과 해당 언론 소속 기자들은 라트비아, 조지아, 독일 등 해외로 근거지를 옮겼다. 2010년 출범한 TV 레인도 지난 3월 러시아 당국에 의해 방송이 중단되자 라트비아 수도 리가로 본사를 옮겨 지난 7월부터 방송을 재개했다.

이번 방송 허가 취소 사태는 지난 1일 생방송 뉴스 도중 유명 진행자 알렉세이 코로스텔레프가 돌발 발언을 하면서 빚어졌다. 코로스텔레프는 러시아의 징집과 관련해 시청자들의 많은 제보를 기다린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전선에 있는 병사들에게 장비나 기본적인 생필품 등으로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됐다. 친러시아적 발언이 러시아의 침공을 우려하고 있는 라트비아 정부를 자극한 것이다.

TV레인 측은 방송 몇 시간 후 코로스텔레프를 해고했다. 코로스텔레프도 실언을 했다며 사과했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올렉산드르 트카첸고 우크라이나 문화장관은 텔레그램 채널에 “‘선한 러시아인’이 ‘악한 러시아인’을 돕는다면 결국 그 둘은 같다고 해야 하지 않나”라며 비판했다. 라트비아 정보기관은 라트비아 내 러시아 언론인들이 러시아 정보기관과 내통할 수 있다며 “안보 위협”으로 규정했다. 전 크렘린 고문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TV레인 사태는 유럽인들의 위선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을 피해 외국으로 망명한 사람들에게 그 어디에도 자유는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비꼬았다.

라트비아 정부는 TV레인이 러시아의 침공을 지원하고 있다고 의심해왔다. TV레인은 최근 방송에서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방송에 내보냈고, 방송 진행자가 러시아 병사를 “우리 병사”라고 지칭한 적도 있다. 아르티스 파브릭스 라트비아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해 TV레인 기자들을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TV 레인은 잘못된 지도 사용 등에 대해 지난주 라트비아 정부로부터 1만유로(약 138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상태다.

TV레인 측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단돼야 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왔다”면서 “(방송 허가 취소는) 불공정하고 부당하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반 푸틴 진영에서도 방송 허가 조치는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쉬는 BBC에 “푸틴은 전쟁을 시작했고 TV레인은 푸틴과 전쟁에 대한 진실을 말해준다”면서 “방송 허가 취소는 푸틴을 도와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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