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켜니 ‘검은 괴물’이 작아지네…딸칵! 이제 무섭지 않아, 딸칵! 함께 놀자

선명수 기자
[그림책]불을 켜니 ‘검은 괴물’이 작아지네…딸칵! 이제 무섭지 않아, 딸칵! 함께 놀자

피트와 그림자
안리오 글·그림
길벗어린이 | 40쪽 | 1만6000원

뽀글 머리 피트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좋아하는 평범한 소년이다. 그러나 친구들과 헤어지고 홀로 남았을 때, 늘 피트를 두렵게 하는 존재가 있다. 어디에 가든 피트를 따라오고, 아무리 힘껏 달아나도 기어이 쫓아오는 검은 형체. 바로 피트의 그림자였다. 집 안 여기저기에 숨어도 보고, 그림자를 향해 장난감을 던지며 가라고 해봐도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집요하게 피트만 응시하는 그림자는 마치 호시탐탐 피트를 노리는 것만 같다. 그리고 밤이 돼 달빛이 피트의 어두운 방안을 비추자, 그림자는 천장까지 방을 꽉 채울 만큼 거대해진다.

ⓒ길벗어린이

ⓒ길벗어린이

“엄마!” 겁이 난 피트는 다급히 엄마를 부르고, 엄마는 방 안의 불을 켜준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마치 거인 같았던 그림자는 피트보다도 작아진다. 곰곰이 생각에 빠진 피트는 용기를 내 전등 스위치를 꺼본다. 딸칵, 불을 끄니 그림자는 커지고 다시 딸칵, 불을 켜니 다시 쪼그라든다.

이제 피트는 그림자가 더 이상 무섭지 않다. ‘어쩌면 지금까지 외로웠을지도 몰라.’ 피트는 ‘검은 괴물’ 같았던 그림자와 친구가 되기로 한다. “나랑 같이 놀래?”

ⓒ길벗어린이

ⓒ길벗어린이

<피트와 그림자>는 그림자처럼 점점 커지는 두려움을 이겨낸 소년 피트의 이야기다. 아이에게도, 성인에게도 두려움은 그 실체를 잘 알 수 없을 때 더 크게 다가온다. 한 번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면 그 감정에 사로잡혀 우리 안의 ‘그림자’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할 여유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안리오 작가는 천진한 소년 피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안의 불안과 두려움을 마주하는 법을 담아냈다. 딸칵! 불을 켜니 거짓말처럼 작아지고 불을 끄면 다시 커지는 우리 안의 두려움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나를 잠식했던 두려움을 회피하지 않고 마음속 불을 켠다면, 소년 피트가 그랬던 것처럼 그 ‘그림자’는 생각보다 사납고 위협적인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제 피트에겐 또 다른 친구가 생겼다. 이 새로운 친구와 함께 슈퍼맨 놀이를 할 수 있고, 홀로 먹었던 아이스크림은 이 친구와 함께라면 두 개가 되기도 한다. 그림자와 마침내 친구가 된 소년 피트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두려움 앞에서 용기를 내는 법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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