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평산 자택 방문 오찬…한반도 평화 등 현안 논의
이 대표, 검찰 출석 앞두고 친문 등 ‘범민주 진영 결속’ 시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자택을 예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당 지도부와 면담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4개월 만에 문 전 대통령을 찾았다. 검찰 출석을 앞두고 범민주당 세력의 결집을 도모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평산마을에서 문 전 대통령 부부와 오찬을 했다. 이 대표는 회동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 지도부가 함께 문 전 대통령님을 만나뵙고 신년 인사를 드리고 왔다”면서 “김정숙 여사님께서 온반도 나눠주시고, 새해 덕담까지 건네주셔서 따뜻함에 배가 부른 하루”라고 남겼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대표 중심으로 민생경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는 말씀을 주셨다. 이태원 참사의 진정한 치유가 필요하다는 말씀, 한반도 평화 위기에 대한 우려의 말씀까지, 민주당이 가장 주력해야 할 일들”이라며 “무엇보다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선 안 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며 저 또한 같은 의견을 드렸다”고 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님과 김 여사님께서 함께 잡아주신 손, 깊이 간직하며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SNS에서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민생경제를 해결하는 데 일선에 서길 바란다’, 특히 최근 남북 간 긴장 고조 상황을 우려하시면서 ‘평화가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하고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등을 직접 마중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준비한 평양식 온반과 막걸리를 곁들여 1시간35분가량 오찬을 했다. 오찬 후 자택 마당에서 기념촬영도 했다. 일부 인사들이 “민주당, 사랑합니다”를 외쳤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은 대표 선출 직후인 지난해 8월29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두 사람은 당시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지지자는 같다”는 덕담을 나눴다.
이날 만남은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가 계속되는 시점에서 이뤄졌다.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조사를 받기 위해 오는 10~12일쯤 검찰에 출석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범민주당 진영의 결집을 시도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검찰 수사에 대한 위기감을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공유한다는 점을 지지자들에게 상기하려는 취지라는 분석도 있다.
이 대표는 앞서 부산시당에서 주재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과 경제의 위기,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의 위기가 참으로 심각하다. 국정 책임의 실종, 정치의 부재, 폭력적 지배가 활개를 치는 난세가 됐다”며 윤석열 정부를 맹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