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배달노동자들의 전반적인 노동조건 만족도가 1년 사이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시기가 지나며 플랫폼 업체가 제공하던 배달 프로모션이 줄고 배달비가 감소하며 만족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경기 안양시노사민정협의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안양시 플랫폼 노동자 실태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는 안양에서 일하고 있는 배달노동자 15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됐다.
응답에 참여한 이들의 평균 종사 기간은 3.52년이었다. 월평균 순수입은 283만7900원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9.8시간이었으며, 주 5.7일 일하고 있었다. 업무량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하루 평균 129.86㎞를 운행하고 39.58건을 배달했다.
조사 결과 플랫폼 배달노동자들은 ‘업무수행의 자율성’을 제외한 다른 항목에는 모두 평균 이하의 만족도를 보이고 있었다.
업무수행 자율성 만족도는 평균 3.35점(5점 만점)이었다. 이어 성취와 보람 등 일 자체에 대한 만족도(2.79), 업무량 등 업무 강도(2.72), 소득과 수입 등 일 보상 만족도(2.6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경우 1.94로 모든 항목 중 가장 낮은 값을 보였다.
같은 질문을 바탕으로 2021년 만족도 조사와 비교하면 대부분 항목에서 평점이 크게 낮아졌다. 노동기준에 대한 만족도는 ‘업무수행의 자율성’만 소폭 상승했으며 그 외 나머지 항목에서는 0.5~1점가량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보고서는 플랫폼 배달노동자들의 만족도가 떨어진 것은 지난 1년간 배달시장이 급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는 배달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단건 배송이 생겼으며 각종 프로모션 정책이 생겨났다. 단건 배송으로 배달비가 높아지며 다수의 배달노동자들이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단건배송 요금과 프로모션이 급감해 부정적인 평가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설문조사와 함께 진행된 주관식 응답에서는 안전한 운행을 위해선 배달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한 플랫폼 배달노동자는 “물가와 다른 사회구성원들의 임금은 인상돼도 플랫폼 노동 대가인 배달료 운임은 1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면서 “법 제정을 통해 배달대행업자 이윤 취득 비율을 현실화하고 주행거리 할증을 높여 안전운임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