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짜장면(韓式 炸醬麵).”
한국 짜장면을 중국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이런 설명이 나온다. 중국과 다르다는 것이다. 짜장면은 우리 인생에서 선택을 고민하게 하는 음식이다. 짜장면은 중국에서 온 것이지만 세계에서 제일 많이 먹는 사람은 단연 한국인이다. 중국에서는 여러 지역에서 먹기는 하는데, 인기가 높지는 않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과 동북지방, 홍콩 등지에서 먹어보았지만 파는 가게를 찾는 것 자체가 힘들다. ‘한국식 짜장면’이란 말을 중국에서 쓴다는 건, 많이 다르다는 뜻이다.
박찬일 음식칼럼니스트
짬뽕은 동북지방에서 온 화교들의 음식인 초마면(炒碼麵·차오마미엔)이 일제강점기에 변용된 언어라고도 한다. 일본에 짬뽕이란 음식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오래된 화교 주방장들은 대체로 초마면설을 지지한다. 초마면은 고기, 채소 등을 볶아서 면을 말아내는 음식이라고 사전적으로 규정한다. 요새 육짬뽕이라는 게 뜨는데, 이것이 전통 초마면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현재의 짜장면이든 짬뽕이든 중국에서는 별로 먹지 않는 음식이고, 먹는다고 하더라도 많이 다르다. 그래서 한국에서 파는 짜장면과 짬뽕은 거의 한식에 가깝다고 말하는 이도 있고, 나도 동의한다.
부대찌개에 햄과 소시지가 들어 있지만 한국에서 개발되어 오직 한국인만 먹는 음식이니 한식일 수밖에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떤 음식이 외국이나 타 민족, 또는 타 지역에 전해지면 변하게 마련이다. 현지의 재료와 관습, 정치적 상황도 변수다. 정치라니? 물론이다. 정치도 음식에 변화를 준다. 예를 들면 부대찌개는 분단이라는 상황, 나아가 일제의 침략과 점령이 없었으면 나올 수 없는 음식이었다. 미군이 한국에 온 것은 8·15 해방의 연장선에 있으니까.
음식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특히 한국인이 잘하는(?) 것 같다. 과거에는 정치 사회문화적 측면이 컸다면, 현재는 마케팅에 의한 사정이 더 또렷하다는 게 다르다. 다시 말해 과거에 한국에 온 음식의 변화는 필연적이었다면 당대는 의도적인 마케팅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프랑스 마카롱이 뚱카롱이 되고, 김치불고기버거가 나오고, 매운 치킨의 등장도 대체로 마케팅의 결과다. 물론 비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 배경을 보면 개운치 않은 면도 있다. 과당 경쟁, 무한 경쟁이 그 원인이기 때문이다. 남과 달리 튀기라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 맛있게 만드는 것을 넘어 눈에 들고 ‘사진빨’ 좋은 게 먼저다. 인스타그래머블이라는 말도 흔하게 쓴다. 우리 시대의 식당 사장님들은 정말 피곤하다. 음식 말고도 챙겨야 할 게 너무 많다. 아름답고 사진에 잘 나오는 것도 좋지만 이건 심하다는 생각도 든다. 뒤에서 하는 수상한 마케팅이 그렇다. 음식 개발 정도를 떠나 남들이 다 한다니까 ‘방어’라도 안 할 수 없다. 한국의 음식점과 술집, 카페에는 수많은 유혹이 온다. “귀사의 매출을 책임집니다.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노출 증가, 리뷰 오케이!”라는 식의 내용이다. 무슨 말인지 아실 것이다. 정말 우리 사장님들은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