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타이주의 ‘에르진’ 주목
강진 피해지 110㎞서도 온전
시장 “불법 건축 봉쇄한 덕”
튀르키예 남동부 하타이주의 한 소도시가 이번 대지진 와중에도 사상자를 단 한 명도 내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지역당국 관계자는 불법 건축을 철저히 규제한 것이 참사 피해를 최소화한 비결이었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터키 등 현지 매체들은 13일(현지시간) 이번 대지진에도 피해가 적었던 하타이주의 소도시 에르진의 사례를 소개했다. 에르진에서는 지진에도 건물이 한 채도 무너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상자도 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외케슈 엘마솔루 에르진 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다행스럽게도 에르진에는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나 부상자, 무너진 건물의 잔해도 없다”고 확인했다.
에르진은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인 하타이주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110㎞, 오스마니예에서 남쪽으로 20㎞ 떨어져 있다. 최초 강진의 진앙인 동남부 가지안테프에서도 서쪽으로 166㎞ 거리에 있다. 그럼에도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엘마솔루 시장은 에르진의 피해가 적은 것은 불법 건축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나는 어떤 식으로든 불법 건축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그 어떤 형태의 불법 건축에도 눈감지 않았으며, 누군가 감시를 피해 불법 건축물을 짓다가 적발되면 어떤 처벌을 받을지도 규정해놨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당선 이후 친척이 불법 건축에 따른 벌금을 받았는데, 도와주지 않아 면박을 당한 일화도 전했다.
불법 건축은 튀르키예에서 이번 지진의 피해를 키운 대표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튀르키예는 1999년 사망자 1만7000명을 낸 북서부 대지진이 발생한 뒤 내진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지진이 발생하기 쉬운 지역에서는 건축물에 고품질 콘크리트를 씌우고 철근으로 보강하도록 규정을 한층 더 강화했다. 하지만 이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 건설업자 측이 저급 콘크리트와 철근을 사용해 비용을 절감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내진설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건축물들이 마구잡이로 들어서는데도 당국은 부실 시공을 한 건축업자들을 반복해서 사면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주기적으로 안전 규제를 위반한 건물에 대한 과태료 등 행정처분 등을 감면해줬는데, 남부에서만 7만5000채 정도가 행정처분 면제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엘마솔루 시장은 “불법 건축을 100% 막을 수 없더라도 일정 단계에서 이를 차단할 수는 있다”면서 불법 건축을 막는 것은 정치적 득실을 따져서 할 문제가 아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