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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마를 추모하며 꽂아둔 채찍

입력 2023.02.14 03:00

수정 2023.02.1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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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명당리 말채나무

청송 명당리 말채나무

경북 청송 안덕면 명당리에는 임진왜란 때 왜적을 용맹하게 물리친 임씨 성의 명장이 있었다. 승마의 달인이었던 그가 타는 말은 천리 만리를 달리고도 지치지 않는 명마로, 거침없이 전쟁터를 달리며 왜적들 사이를 누볐다. 말을 타고 달리는 임 장군의 모습이 하도 강렬해서 왜적들은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꽁무니를 뺐다고 한다.

그러나 장군의 말도 전쟁 중에 왜적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임 장군은 말의 무덤을 짓고, 용맹한 말의 죽음을 애통해했다. 이 무덤을 사람들은 ‘마능지’라고 불렀다. 장군은 또 말 무덤인 마능지 앞에 말과의 소통을 이어주던 채찍을 꽂으며 말의 죽음을 추모했다. 놀랍게도 그 채찍이 얼마 뒤에 살아나 한 그루의 큰 나무가 됐다.

지금의 청송 안덕파출소 앞마당에 서 있는 ‘청송 명당리 말채나무’가 그 나무다. 마을 사람들은 백성의 안위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임 장군과 그의 말을 떠올리며 이 나무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삼고 해마다 정월대보름에 동제를 올렸다.

말채나무는 10m 정도의 높이로 자라는 게 대부분이다. 봄에 피는 하얀색 꽃이 아름다워 조경수나 정원수로도 많이 심어 키우는 이 나무에 말채나무라는 이름이 붙은 건 나뭇가지를 말채찍을 만드는 데에 많이 썼기 때문이다. 나무의 쓰임새와 임 장군의 마능지 전설에 어울리는 이야기다.

일제강점기에 마능지에 얽힌 사연을 알게 된 침략자들은 자신들의 선조에게 굴욕을 안겨준 ‘청송 명당리 말채나무’를 베어내려던 적이 있었다. 그때 도끼질을 하던 사람은 이유 없이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일본 순사들은 혼비백산했고, 더 이상 나무에 손을 대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청송 명당리 말채나무는 전설에 전하듯 400년을 살아온 나무이고, 높이 8m, 가슴높이 줄기둘레 2.4m의 큰 나무다. 거목으로 자라는 다른 나무에 비하면 작은 편이지만, 말채나무 종류 중에서는 큰 나무일 뿐 아니라, 이 땅의 사람살이를 평화롭게 지켜온 옛사람들의 충정이 담긴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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