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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비극을 돈벌이로 ‘온라인 기부 사기’ 극성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9일째인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의 안타키아의 지진 피해지역에서 한 주민이 망연자실한 채 서 있다. 안타키아(튀르키예)|문재원 기자 사진 크게보기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9일째인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의 안타키아의 지진 피해지역에서 한 주민이 망연자실한 채 서 있다. 안타키아(튀르키예)|문재원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전 세계 각국에서 애도와 기부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악용한 온라인 사기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틱톡이나 트위터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부금을 끌어모은 뒤 자신의 인터넷 은행 계좌나 암호화폐 지갑으로 돈을 사취하는 식이다.

1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틱톡에서는 라이브 방송에서 받은 선물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기능을 이용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러한 사기 계정들은 사람들에게 지진으로 황폐화된 현장, 피해자들의 사진, 구조 모습 등을 보여주면서 기부를 호소한다. 방송 자막에는 “튀르키예를 돕자,” “튀르키예를 위해 기도합시다,” “지진 피해자를 위해 기부하세요” 등의 문구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한 라이브방송 계정은 폭발이 일어난 현장에서 울며 도망치는 어린아이의 사진을 보여주며 “제발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그러나 영상에서 쓰인 사진은 이번 지진 현장이 아니라 2018년 “아프린 대학살을 멈춰라”라는 문구와 함께 사용됐던 사진이다. 시리아 아프린에서 튀르키예군이 쿠르드 민병대를 몰아낸 군사작전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진 포스터였다.

이에 대해 틱톡 측은 “우리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지진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구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지진 피해자들을) 도우려는 사람들을 속이고 오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에 올라온 튀르키예 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기부금 모금 게시글. 해당 게시글에 올라온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통해 만든 가짜 사진이다. 트위터. 사진 크게보기

트위터에 올라온 튀르키예 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기부금 모금 게시글. 해당 게시글에 올라온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통해 만든 가짜 사진이다. 트위터.

트위터에서도 지진 기부금 사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 트위터 계정은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소방관이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기부금을 모았다. 이 계정은 12시간 동안 무려 8번이나 같은 게시글을 올리며 기부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 사진이 아니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통해 만들어진 가짜 사진으로 드러났다. 또 그 게시물에 적혀있는 암호화폐 지갑 주소 중 하나는 2018년부터 사기·스팸 게시글에서 동일하게 사용되던 주소였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 액스 샤르마는 사기꾼들이 뉴스 기사를 리트윗하거나 유명인과 기업에 트윗을 보내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눈에 띄려고 한다면서 “이들은 합법적인 조직이나 뉴스 매체로 보이는 가짜 구호 계정을 만들어서 자신의 계좌로 돈을 모은다”고 밝혔다.

약 한달 전 트위터에 가입해 팔로워 수가 31명에 불과한 트위터 계정 @TurkeyRelief(터키구호)은 튀르키예 지진 발생 이후 페이팔을 통해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이 계정은 지금까지 900달러(약 114만 원)의 기부금을 받았는데, 이 중 500달러(약 63만 원)는 자신이 보낸 것이었다. 이를 두고 샤르마는 “모금을 진정성 있게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이팔에 올라온 튀르키예 기부금 모금. 페이팔 사이트.

페이팔에 올라온 튀르키예 기부금 모금. 페이팔 사이트.

샤르마는 페이팔이 튀르키예에서 2016년부터 서비스 운영을 중단했다며 특히 튀르키예에 있다고 하는 페이팔 계정을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튀르키예 외에서 페이팔을 사용하는 실제 자선 단체들도 있겠지만, 그들이 튀르키예에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위험신호다”라고 말했다.

페이팔 측은 현재 이러한 사기 계정들은 모두 활동을 정지시켰다면서 “(사기가 의심되는) 계정들을 면밀히 조사해서 기부금이 의도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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