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도청 신도시에 있는 자원회수시설인 맑은누리파크 내부에 16일 오후 처리하지 못한 생활 쓰레기들이 잔뜩 쌓여 있다. 김현수 기자
16일 오후 경북 안동 풍천면 경북도청 신도시에 있는 자원회수시설인 ‘맑은누리파크(소각장)’ 주변에선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경북 11개 시·군의 생활 쓰레기를 모아 소각하는 이곳에는 지난 3일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32시간 만인 5일 오전 7시가 돼서야 진화됐다. 재산 피해액은 19억원에 달한다. 소방 관계자는 “굴착기로 쓰레기를 일일이 뒤집는 식으로 진화작업이 이뤄져 완전 진압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불이 꺼진 지 10여일이 지났지만, 소각장 주변에는 아직도 시커먼 잿가루가 날아다녔다. 쓰레기를 운반하는 크레인 장비와 반입된 쓰레기를 쌓아두는 저장고 등이 불에 타면서 소각장 가동도 중단됐다. 이곳에서 생활 쓰레기를 소각하는 11개 시·군은 현재 쓰레기를 일반 매립장에 임시로 쌓아두거나 민간 소각업체를 긴급 수배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소각장 정상 가동을 위한 복구작업은 시작도 못했다.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탓이다. 현재까지는 폐기물 더미가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가스와 열에 의해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맑은누리파크는 하루 390t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다. 안동·영주·상주·문경·군위·의성·청송·영양·영덕·예천·봉화 등이 이곳에서 생활 쓰레기를 처리한다. 이들 11개 시·군에서는 하루 200t~300t 생활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다.
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도청 신도시에 있는 자원회수시설인 맑은누리파크 전경. 이곳에는 지난 3일 오후 10시22분쯤 발생한 화재가 32시간 후인 5일 오전 7시쯤 진화됐다. 불이 꺼진 지 열이틀이 지났지만, 16일 오후 소각장 주변에는 여전히 시커먼 잿가루가 날아다녔다. 김현수 기자
하루 생활 쓰레기가 100t가량 나오는 안동은 대안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임시 매립장에 쌓아둔 쓰레기만 3500t이 넘는다. 임시 매립장마저 가득 차 매일 수의계약을 통해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고 안동시는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사업은 공개입찰을 통한 계약이 원칙이다. 다만 2000만원 이하는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안동시 관계자는 “소각처리를 할 민간업체를 구하기 위해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며 “입찰을 받더라도 행정절차에만 15일 이상이 걸려 최대한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업체에 위탁해 쓰레기를 소각하는 지자체들은 비싼 처리 비용 문제에 부딪쳤다. 맑은누리파크 쓰레기 처리 비용은 1t당 10만원인 반면 민간업체는 1t당 평균 20만원대로 2배 가량 높다. 거리가 먼 지역 민간업체에 맡기면 운반비까지 더해진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2~3배 이상 웃돈을 주고 생활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민간업체가 가진 수거 차량은 10t급인 경우가 많다. 5t급 이하 차량으로도 충분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10t급 차량을 빌려 쓰레기를 수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오는 6월 말까지는 맑은누리파크를 정상 가동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쓰레기를 운반하는 크레인 장비를 제작하는 업체에서 6월까지 제작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크레인 제작만 완료되면 정상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맑은누리파크 가동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쓰레기 저장고에서 소각장을 연결하는 컨베이어벨트 장치를 임시로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북도는 임시 장치 설치가 가능하면 다음달부터 소각로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임시장치 설치가 관련법상 문제가 없는지,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복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