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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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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의 예술

입력 2023.02.20 03:00

수정 2023.02.2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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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전조는 오래전 나타났다. 인공지능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의 시작은 20세기 초·중반을 훨씬 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실제적 모습이 드러난 것은 아마도 빅데이터라는 개념과 그것의 처리방식을 가능케 한 컴퓨터와 통신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진 최근이다. 한 가지 추가해야 할 것은 인간의 뇌에 대한 집요한 과학적 탐구다. 철학자 이정우는 그의 저서 <세계철학사 3>에서 뇌과학을 ‘속류 유물론’이라 냉소에 부쳤지만, 그 냉소와는 별개로 뇌에 대한 과학적 지식은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에 깊은 참고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인공지능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려주는 사태에 이르렀다.

황규관 시인

황규관 시인

과학기술의 발전을 고무적으로 보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최근에 회자되고 있는 챗GPT나 미드저니에 환호하는 모양새다. 미드저니가 그려주는 그림에 대한 화가들의 반응은 잘 모르겠지만 언어를 다루는 문학인이나 언어를 읽고 쓰는 일에 종사하는 이들은 챗GPT의 등장에 상당한 당혹감을 갖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신문 기사는 인공지능이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시를 쓰는 인공지능 프로그램도 이미 나왔고, 실제로 시를 쓰는 능력이 상당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나는 인공지능이 쓴 것을 ‘시’라고 보지 않는다. 차라리 다른 것으로 부른다면 할 말은 없지만.

하이데거는 <예술작품의 근원>에서 예술이 어디에서 어떻게 유래하는지 살피는데, 그가 먼저 검토한 것은 예술작품이 갖는 ‘사물성’에 대한 오래된 통념들이다. 여기에서 하이데거의 논의를 따라가는 것은 힘들지만, 그가 생각하고 있는 사물에 대한 입장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우리가 당면한 심각한 생태 위기에 대한 존재론적 사유에 닿는다. 하이데거가 말하는 예술작품의 근원은, 진리를 작품을 통해 드러나게 하는 것인데 진리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이야기는 또 복잡해진다. 아무튼 하이데거가 말하는 진리란 대상과 그 대상에 대한 앎의 일치가 아니다. 그것은 차라리 사물의 어둠과 밝음, 나아가고 물러서는, 드러나고 숨는 생동을 말하는 것일 게다.

그것이 쓴 걸 ‘시’라 볼 수 있을까

하이데거의 예술관이 오늘날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고흐가 그린 해진 신발 한 켤레를 통해 농촌 여인이 가진 대지와 세계를 읽어낸 것에는, 그 끝을 모른 채 질주하는 테크놀로지의 시대에 음미할 만한 통찰이 담겨 있다. 이는 단순하게 테크놀로지를 거부하고 흙으로 돌아가자는 유치한 주장이 아니다. 하이데거의 작품 이해에 대한 갑론을박도 무의미하기는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예술작품이 드러내는 ‘다른’ 세계에 대한 문제다. 예술작품의 본질이 그 무용성에 있다는 이야기도 이제는 상투적인 언설에 지나지 않고, 예술 민주주의에 대한 정치주의적인 주장도 인공지능 시대에는 한참 뒤떨어진 이야기다. 예술작품이 현존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드러내지 못할 때, 설령 그 형태와 표현 기법에 빼어난 아름다움이나 새로움이 있다 하더라도 과연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는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접하게 된 챗GPT나 미드저니가 만든 결과물들에 대해 우리는 과연 그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묻고 있을까? 용도에 충실한 것에서 그 가치를 찾는 이들도 물론 있지만 그 용도가 어떤 용도인지 묻지 않는다면 우리는 온갖 용도의 범람 속에서 질식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 진실과 관계없는 정의의 범람에 진저리를 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출력이 높은 스피커들에서 울리는 ‘정의’는 대부분 진실을 묻지 않는다. 대체로 자기 주장에 불과하다. 진실과 괴리된 정의는 결국 빈 깡통처럼 요란한 소음에 지나지 않는데, 언제부터인가 예술도 이와 같은 운명에 휩쓸리기 시작했다고 하면 지나친 걸까?

인간존재와 문학에 심각한 위협

따지고 보면 인공지능의 문화적, 사회적 기반은 자본주의 시대가 들어서면서 본격화된 게 아닌가도 싶다. 그러니까 인공지능은 과학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대중매체의 양적 증가와 대중문화가 말 그대로 대중의 삶에서 나오지 않고 매체 산업이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빅데이터는 누적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의 재배치와 조작이 산업적 대중문화를 조성했던 것이다. 나는 이 생생한 실례를 오늘날 참담한 수준의 영화에서 목도 중인데, 그에 대한 비평 언어들은 사라진 지 오래다. 문제의 본질은 인공지능이 기후위기와 더불어 인간 존재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에 대한 경계와 투쟁이 없다면, 현실에 대한 제아무리 정치한 분석도 결국 인공지능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언어를 가장 내밀히 다룬다는 문학은 말할 것도 없다. 인공지능은 자본의 그림자 인형일 뿐이기에 특히 그렇다.

이제 ‘예술’이 최전선이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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