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전통문화에 휴식을 더한 청년사업가들을 만나다 - ㈜파운드코퍼레이션, 오월의 방울, 비파선셋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닫기

보기 설정

닫기

글자 크기

컬러 모드

컬러 모드

닫기

본문 요약

닫기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닫기

전통문화에 휴식을 더한 청년사업가들을 만나다 - ㈜파운드코퍼레이션, 오월의 방울, 비파선셋

  •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전통문화산업팀 이재화 팀장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활용한 새로운 아이템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청년창업가들이 있다. 그들은 옛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들만의 색깔을 담아 요즘 스타일의 젊고 새로운 전통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청년창업가들의 이러한 활동은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문화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마음 놓고 활동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먼저, 치열한 창업시장에서 독창성을 갖춘 나만의 아이템을 찾기란 사막에서 바늘 찾기다. 아이디어를 찾아도 또 다른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이러한 청년들의 고군분투를 적극 지원하는 사업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이 벌이고 있는  ‘전통문화 청년 창업육성 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2020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 4기를 맞이한다. 선정기업에 최대 3년간 평균 1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를 통한 전문 창업 보육 및 프로모션 등을 제공함으로써 초기창업기업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실질적인 성과도 두드러진다. 2022년 기준 86개의 초기창업기업이 지원을 받았으며 창업기획자 4개 회사가 발굴됐다. 현재 지원기업의 3년 생존율은 98%다. 2020년도 기준 69억원의 투자 유치를 달성했고 2021년도에는 유통∙투자 상담액 기준 약 1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지원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0% 신장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원을 받은 청년창업가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번 기획 인터뷰는 해당 지원사업에 참여 중인 청년창업기업 중 두드러진 성과를 내며   2022 우수창업기업에 선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파운드코퍼레이션, 오월의 방울, 비파선셋은 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휴식을 선물하는 청년기업이다. 이들은 각각 우리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한 생활·인테리어 소품, 악기를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사라져가는 전통 향(香) 문화를 되살린다. 조원정  ㈜파운드코퍼레이션 대표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궁중 혼례 및 임금 행차, 종교의식에서 주변을 정화하는 용도로 향(incense)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로 넘어가면서 우리의 전통 향 문화는 점점 사라졌고 해외에서 유입된 향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이에 조원정 ㈜파운드코퍼레이션 대표는 사라진 향 문화를 되살리고 한국인들의 취향과 니즈를 섬세하게 고려한 제품을 만들고자 올롯(Ollot)을 론칭했다.  

[사진= 올롯의 시그니처 향인 '올롯 아로마 인센스스틱 마이 리추얼'과 재가 날리지 않아 편리한 '샌디 소일 글래스 인센스홀더']

[사진= 올롯의 시그니처 향인 '올롯 아로마 인센스스틱 마이 리추얼'과 재가 날리지 않아 편리한 '샌디 소일 글래스 인센스홀더']

조 대표는 올롯에 대해 ‘자연의 향을 통해 가장 솔직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도록 돕는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 설명한다. 

“나를 위해 사용하는 시간과 에너지, 감정들은 마음속에 뿌리내려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돼준다는 것이 바로 올롯의 가치입니다. 실제 아로마 테라피를 기반으로 한 인센스스틱·캔들·롤온·룸스프레이 등 저희가 선보이는 다양한 제품군의 향 관련 아이템은 사용자의 일상에 밴 의식을 함께하며 오롯이 나에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제안합니다.”

이런 올롯의 가치를 대중에게 전하기까지 조 대표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했다. 당시 국내에 없던 향 시장을 새롭게 개척해야 했던 것이다. 

“브랜드를 론칭할 당시에는 인도 등 해외 수입 향 제품이 유명했으며, 우리나라에는 관련 시장조차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외국인이 좋아하는 외국의 향이 아닌, 한국인이 좋아하는 한국의 향을 만들기 위해 소비자 조사와 제조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국내 제조를 진행한 끝에 마침내 안전하고 건강한 국내산 인센스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아로마 테라피라는 현대적인 가치관을 더해 향을 통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맞추고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아이템으로 그 역할을 확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조 대표의 또 다른 고민은 전통 향 제품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었다. 그는 전통 향 제품이 현대의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안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했다. 

“향이 특정한 의식에서만 사용되는 물건이 아닌, 우리 일상 속에서 다양한 루틴과 휴식을 함께 하는 생활 속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올롯 인센스는 심신안정, 요리 후 음식 냄새 제거, 야외활동 시 벌레 퇴치, 인테리어 오브제 등의 기능적인 역할을 겸하기 때문에 감성은 물론 실용성까지 갖춘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 됩니다. ”

[사진= 올롯과 서울시가 협업하여 제작한 '올롯 : 서울의 향 인센스스틱'. 서울 핫플레이스 세 곳(서촌, 성수, 을지로)의 분위기를 향으로 담은 제품이다.]

[사진= 올롯과 서울시가 협업하여 제작한 '올롯 : 서울의 향 인센스스틱'. 서울 핫플레이스 세 곳(서촌, 성수, 을지로)의 분위기를 향으로 담은 제품이다.]

 조 대표는 올롯 제품의 대중화를 위해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순하고 자연스러운 향기를 제품에 담는 것에 집중했다. 더불어 독자적인 기술력을 통해 사용자들이 편안함 느낄 수 있는 향을 완성했다. 

“저희는 초기 제품 기획 당시, 소비자 사전 조사를 진행해 호감도가 가장 높은 향을 선별 제작했습니다. 올롯의 인센스스틱은 향나무나 소나무 조각을 땅 속에서 숙성한 후 곱게 갈아 에센셜 아로마 오일을 듬뿍 넣어 반죽하고 이를 다시 울창한 산 속에서 자연 건조해 완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올롯만의 독자적인 아로마 에센셜 블렌딩 기술과 국내 향방 장인의 섬세한 노하우가 더해져 보다 자연스럽고 은은한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상 가까이에서 사용되는 제품인 만큼, 안전에도 각별하게 신경을 썼다. 생활화학제품 안전기준 적합확인 신고를 완료했고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알려진 CMIT•MIT, 1급 발암물질인 벤젠 등의 유해물질에 대한 불검출 인증을 받았다. 

조 대표는 이번 지원사업을 브랜드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고 한다. 실제 ㈜파운드코퍼레이션은 지원기간 다방면에서 성과를 거두며 2021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상과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원사업을 통해 네이버·쿠팡·백화점 등 24곳의 판로를 개척했고 서울특별시 대표 서울파트너스 브랜드에도 선정됐다. 

“지원 사업을 통해 브랜드가 더욱 성장하고 성과를 인정받으면서 전통 향 문화의 우수함과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고자 했던 처음의 비전과 열정을 되새기게 됩니다. 대표 제품인 올롯 인센스스틱을 비롯해 다양한 생활 아이템을 통해 해외 시장으로 나아가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를 알리는 동시에 더 많은 이들의 삶에 편안함의 가치를 전할 수 있는 브랜드로 도약하고 싶습니다.”

█ 계절을 담은 사랑스러운 도자기 소품 이지윤 ‘오월의 방울’ 대표
 “어린 시절 우연히 할머니 댁 뒷산에서 본 하얗고 아주 올망졸망한 은방울꽃에 대한 기억은 잊히지 않는 특별한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은방울꽃을 닮으며 또 여러분들에게 잊히지 않는 사랑스러움으로 기억되고 싶어 브랜드 이름을 오월의 방울이라고 했습니다. 오월의 방울은 오월에 피는 꽃이라는 의미와 방울을 더해 만든 이름입니다.”

오월의 방울이라니 귀여운 도자기 인형과 찰떡인 사랑스러운 이름이다. 오월의 방울은 이지윤 대표가 만든 도자기 인형 브랜드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작고 사랑스러운 도자기 인형과 소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오월의 방울에선 작은 동물 친구들과 함께 사계절을 경험할 수 있다.]

[사진=오월의 방울에선 작은 동물 친구들과 함께 사계절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대표의 도자기 인형들은 특별한 점이 있다. 바로 계절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저희는 사계절에 따른 작고 사랑스러운 도자기 인형과 소품을 제작합니다. 24절기를 디자인 소재로 사용하구요. 봄을 알리는 개구리가 깨어나는 경칩에는 화분에 장식할 수 있는 작은 개구리 도자기 인형을 제작하고,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의 절기에는 눈사람 인형들을 제작한답니다.”

강아지·고양이·개구리 인형 등과 더불어 오르골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함께 사는 고양이의 모습을 인형으로 맞춤 제작해준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텀블벅을 통해 선보인 ‘사랑하는 고양이 오르골은’ 1대1맞춤 제작 제품입니다. 우리 고양이와 닮은 인형이 장식된 오르골을 제작해드리고 있습니다. 동양의 도자기와 서양의 오르골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앞으로는 한국의 전통 민화와 동물을 소재로 한 오르골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사진= 사랑하는 고양이 오르골은 1:1 커스텀 제작이 가능하다.]

[사진= 사랑하는 고양이 오르골은 1:1 커스텀 제작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오월의 방울이 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다.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오월의 방울을 알리면서 동시에 다양한 인형과 소품을 꾸준히 개발해 선보였습니다. 사람들이 행복해 할 수 있는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찾아나갈 계획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도자기 인형 브랜드로서 한국의 도자기가 인형과 오르골, 보석함과 같은 장식품들로도 널리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비파소리로 하루의 시작과 끝을 위로한다. 김주영 ‘비파선셋(PIPASUNSET)’ 대표
인테리어 오브제 악기를 제작하는 비파선셋은 전통악기와 전통공예를 활용해 인테리어와 취미를 함께 할 수 있는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김주영 대표는 자신들이 만든 오브제 악기가 사람들의 일상 속에 들어가 새로운 영감이 되고 삶을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기를 희망한다.

[사진=권영진 대한민국 칠기 명장의 색옻칠 나전칠이 삽입된 고급형 비파]

[사진=권영진 대한민국 칠기 명장의 색옻칠 나전칠이 삽입된 고급형 비파]

“비파선셋이라는 이름은 비파 소리를 감상하며 하루의 시작과 끝을 위로한다는 뜻으로 지었습니다. 비파는 따뜻한 음색과 거친 마찰음이 공존하는 독특한 음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악기로, 인테리어의 역할도 하는 전통악기지요.”

김 대표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비파를 연주하던 이모의 권유로 비파를 시작했다. 처음 악기를 연주했을 때 연주에 몰두하는 자신의 모습이 신기했고 진지하게 연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모님인 한은영 선생께서는 중국에서 10여 년 간 비파를 배웠고, 한국에 돌아와 우리나라 비파의 명맥을 이어나가기 위한 교육 및 공연활동 그리고 악기 복원 사업을 하셨습니다. 저도 비파를 연주하고 비파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명감을 가지게 됐죠. 일제강점기 시절에 한 번 사라진 악기지만, 계속 잊혀진 채로 두기에는 너무 아까웠어요. 하지만 기존 비파들은 한국형 비파가 아니고 제대로 만든 한국형 비파는 수백만 원부터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등 가격이 비싸 선뜻 권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2020년에 비파선셋을 창업했다. 개인 유튜브 채널에 비파 연주 영상을 올렸다. 또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비파에 입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비파 제작에도 직접 도전했다. 

[사진=초중급자을 위해 비파선셋에서 제작된 '스탠다드 비파']

[사진=초중급자을 위해 비파선셋에서 제작된 '스탠다드 비파']

“비파선셋에서는 옻칠·나전칠 등 전통공예가 삽입된 고급형 오백만 원 대 비파부터 초·중급자를 위한 삼십만 원 대 비파까지 다양한 비파를 제작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초급자 및 중급자를 위한 교육 영상과 연주 영상을 무료로 제공 중입니다. 앞으로 초·중급자를 위한 단계별 교본을 출시할 계획도 있습니다.”

김 대표는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보급형 비파와 프리미엄 악기, 교육용 키트 등을 개발했다. 또 LMS콘텐츠를 론칭했으며 비파 온라인 교육 콘텐츠도 꾸준히 제작해 선보였다. 하루 과정 클래스도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한국의 사라졌던 전통악기를 다시금 많은 사람들과 함께 알려 나갈 수 있었습니다. 올 상반기 150명 이상의 비파 이용자를 확보했고 올 하반기까지 400명의 비파 이용자를 만들 계획입니다. 비파라는 악기가 우쿨렐레처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기는 악기가 될 수 있도록 제품 개발 및 콘텐츠 제작에 꾸준히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한 청년창업가 모두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과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이 뿐 아니라 더 나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청년창업가들의 이러한 노력이 있기에 우리 전통문화가 대중에게 다시 사랑을 받고 있는 것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공진원에서는 ‘2023 오늘전통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모집 공모와 ‘2023 오늘전통 청년 초기창업기업 4기’ 모집 공모를 진행한다. 

2023 오늘전통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모집 공모는 이달, 중소벤처기업부에 등록된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2023 오늘전통 청년 초기창업기업 4기 모집 공모는 오는 3월 중 진행 예정이다. 전통문화산업 업력 3년 이내 창업기업의 대표자(만 39세 이하)가 대상이다. 

공모와 관련된 내용은 공진원 누리집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이 자료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제공한 기고문입니다.]

  • AD
  • AD
  • AD
닫기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