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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첫 3·1절 기념사, 전임 대통령들과 많이 달랐다

입력 2023.03.01 16:40

수정 2023.03.0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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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도 짧고 한·일관계 개선 조건도 제시 안해
남북관계와 국내 현안에 대한 설명도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첫 3·1절 기념사는 앞선 두 정부 대통령의 기념사와 분량과 구성 면에서 차이가 컸다. 윤 대통령은 핵심 국정철학으로 삼는 자유를 강조하며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재확인했다. 반면 전직 대통령들이 국정 어젠다를 띄우거나 남북관계와 한·일관계 구상을 밝히는 장으로 연설을 적극 활용했다. 윤 대통령의 기념사 분량은 문재인 전 대통령 기념사 평균치의 4분의 1,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기념사 평균치의 절반 수준이었다.

대통령의 첫 3·1절 기념사는 역사관과 함께 한·일관계, 남북관계, 국내 현안 등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히는 장이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 이후 대통령 취임일이 바뀌면서 취임 후 첫 주요 연설이라는 상징성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을 수 있는 중요한 연설로 꼽힌다.

윤 대통령의 이날 기념사는 크게 세 덩이로 구성됐다. 독립운동의 의미와 현재의 위기를 돌아보는 부분과 한·일관계 개선, ‘자유·평화·번영의 미래’를 향한 메시지를 담은 단락 등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구상이 담겼지만 기념사를 계기로 새롭게 부각하려는 어젠다는 없었다. 한·일관계는 전제 조건 없이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는 수준에서 간략히 언급됐고,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은 사실상 빠졌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첫 기념사에서 처음 독도 문제를 언급하며 강한 표현으로 일본에 날을 세웠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두고는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했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두고는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고 말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일본을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호명하며 미래지향적 메시지를 담았지만 “진실한 반성과 화해 위에서”라는 조건을 명시했다. 박씨 탄핵 과정의 ‘촛불 집회’를 ‘국민주권의 역사’로 독립운동과 연결짓는 국내 정치적 메시지도 담겼다. 대북 문제를 두고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 장기 비전을 언급하는 정도로 구체적 명시는 하지 않았다.

첫 기념사에서 일본을 강하게 비판한 문 전 대통령은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경색된 이후 네 번의 기념사에서는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에 방점을 찍었다. 이 때도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2022년), “피해자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해야”(2019년) 등 메시지를 함께 담았다.

박씨의 2013년 첫 기념사에는 한·일관계와 남북관계 구상이 명시적으로 담겼다. 일본을 향해서는 미래 동반자로 함께 가야한다 면서도 과거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데 집중했다. 박씨는 당시 기념사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역사적 입장은 1000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할 수 없다”면서 “일본이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를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전제 조건으로 뒀다. 대북 메시지도 제시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들어 “남북 합의와 국제적 합의를 존중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신뢰의 길로 나오라”고 북한에 촉구했다.

박씨는 이후 3차례의 기념사 연설에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매번 언급하며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가 이 문제를 두고 한·일 합의를 하기 전에는 필요성을 띄우고 국내 여론을 설득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후에는 합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언급됐다. 과거사 문제에 일본의 역사 인식과 미래세대 교육을 촉구하는 메시지도 늘 따라붙었다.

윤 대통령 기념사는 1300여자로 분량 면에서도 이례적으로 짧았다. 문 전 대통령의 2018년 첫 기념사는 4000자가 넘었고, 5년 평균 5000여자 분량의 연설을 하며 3·1절 기념사에 긴 시간을 할애했다. 박씨의 2013년 첫 연설은 2700여자였다. 4번의 기념사 평균도 이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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