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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없는 참치캔

입력 2023.03.01 20:30

케냐의 한 어부가 지난해 6월 인도양에서 잡은 참치를 옮기는 모습. 최근 인도양의 참치 어획량이 급감하자 인도양 인근 국가들은 지난달 기업적 어로 장비 사용을 일시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 AP연합뉴스

케냐의 한 어부가 지난해 6월 인도양에서 잡은 참치를 옮기는 모습. 최근 인도양의 참치 어획량이 급감하자 인도양 인근 국가들은 지난달 기업적 어로 장비 사용을 일시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 AP연합뉴스

열량은 맛의 단위다. 뇌는 미각이 아닌 육감을 통해 음식 칼로리가 높을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보상시스템을 작동시킨다고 한다.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한 이 같은 기제는 산업화 이후 재앙적 결과를 낳고 있다. 공장식 축산은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최근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지구상 가축의 무게를 모두 합치면 6억3000만t으로 인류 전체 중량 3억9000만t을 앞지를 정도다.

개발도상국 10억 인구의 단백질 공급원인 해양생태계도 위태롭긴 마찬가지다. 전체 어장 90%에서 남획이 벌어지면서 2050년쯤 어업이 붕괴할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대체 수산물’ 개발이 최근 주목받는 이유다. 만능 요리재료로 각광받는 참치캔이 대표적이다. 콩과 해조류 분말 등을 이용해 기존 참치캔과 비슷한 맛을 내는 ‘식물성 참치’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토마토와 곤약으로 만든 ‘비건 참치회’는 붉은 색감과 고유의 식감을 모두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참치종 대부분은 2011년 멸종위기로 몰렸다가 국제사회 노력으로 최근에야 개체수가 회복되는 추세다.

대체 새우도 개발이 한창이다. 새우 양식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지구의 허파인 ‘맹그로브’ 숲이 파괴되는 데다 항생제가 남용된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했다. 해초 등을 재료로 쓰는 방식과 더불어 최근에는 배양육 생산의 상업화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새우의 줄기세포를 배양한 뒤 3D프린팅으로 모양을 빚는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방어살, 연어살도 지방과 근육을 적절히 조합해 실물과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배양육의 관건은 가격 경쟁력이다. 비윤리적인 데다 값도 비싼 소 태아혈청을 대체할 배양 배지를 확보해야 한다.

미세플라스틱과 방사능 오염 우려 없는 대체 수산물은 2060년쯤 100억명에 달할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릴 방편이기도 하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소비를, 기술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초밥집 원산지 표기에서 ‘참치: 비건, 연어: 배양육’을 보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코로나19 이후 채식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바닷물에서 건져올린 수산물을 선호해온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도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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