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역사의 자취 아로새겨진 자연유산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역사의 자취 아로새겨진 자연유산

입력 2023.03.14 03:00

수정 2023.03.14 03:01

펼치기/접기
[고규홍의 큰 나무 이야기] 역사의 자취 아로새겨진 자연유산

충북 제천 송학면 무도리 서문마을에 들어서려면 먼저 마을 동쪽을 둘러싼 낮은 산을 바라보아야 한다. 고려 패망의 역사를 담은 왕박산(王朴山)이다. 이곳으로 피신한 고려 왕족은 성을 박씨(朴氏)로 고치고 은둔했다. 왕족이 박씨로 성을 갈았다 해서 왕박씨, 그 뒷산을 왕박산이라고 불렀다. 남효온(南孝溫, 1454~1492)의 <추강냉화(秋江冷話)>에 전하는 이야기다.

고려 패망과 조선 건국의 역사가 어른거리는 마을 어귀에는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다. 나무나이 600년, 나무높이 13m, 가슴높이줄기둘레 4.6m의 큰 나무다. 오랜 연륜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돋보이는 나무다. 제천시의 큰 나무 가운데에 첫손에 꼽는 대표 노거수다.

오래전부터 마을의 서낭당나무이자 정자나무로 살아온 ‘제천 무도리 소나무(사진)’에서의 서낭제는 여전히 이어진다. 아쉽게도 문헌이나 구전 기록이 없어, 나무와 관련한 고려 왕족의 직접적인 사연은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600년이라는 나무나이는 패망한 왕국의 왕족이 은둔의 보금자리를 튼 시기와 맞아들어간다. 나무에 담긴 역사의 흔적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세월의 흔적을 묻은 채 ‘제천 무도리 소나무’에 봄빛 무르익어가는 이즈음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다.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협약 기준에 맞추어 우리 자연유산 관리 체계를 정비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새 법률에 따르면 자연유산을 “자연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조성된 문화적 유산” 혹은 “역사적 경관적 학술적 가치가 담긴 자연 및 역사문화경관”으로 규정했다.

한 그루의 나무가 생물학적 가치를 넘어서 역사 인문학적 가치를 지닌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세계적 흐름에 따른 일이다. 새 법률 제정을 계기로 우리 곁의 큰 나무와 관련한 역사 인문학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록으로 확인할 수 없어도 ‘제천 무도리 소나무’는 필경 우리 역사의 큰 자취를 간직한 나무일 수 있다. 새로 제정한 법률의 기준으로 다시 돌아보게 되는 귀중한 자연유산이다.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