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손열음(37)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연세에서 열린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을 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아니스트 손열음(37)이 자신의 장기인 ‘모차르트’로 돌아왔다. 오는 17일 프랑스 음반사 나이브 레코드를 통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앨범을 낸다. 5~6월에는 서울·원주·광주·대구·고양·김해·통영에서 전국 투어 리사이틀을 연다. 손열음은 “기분 좋은 서프라이즈(놀람)를 주는 음악이 모차르트라고 생각한다”며 “서프라이즈를 계속 발견하면서 연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열음은 14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나타 전곡이라는 방대한 분량을 녹음해보니 모차르트가 이것저것 시도한 것을 담은 만화경 같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가 어렸을 때 생각했던 모차르트와 달라진 것 같아요. 슬픈 듯하다가 기쁘고, 경쾌한 듯하다가 깊어요. 계속 똑같은 페이지를 유지하는 음악보다 재미있죠.”
이번 앨범에 대해선 순간의 감흥을 즉석에서 살려 연주하는 ‘즉흥음악’처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저는 모차르트 음악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모차르트가 고민해서 썼다기보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정해진 플롯을 따라가는 음악보다 자연스럽게 즉흥적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느꼈어요.”
손열음은 모차르트 해석에 탁월한 피아니스트로 꼽힌다. 2011년 ‘세계 3대 콩쿠르’인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준우승할 때에도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연주상을 받았다. 2018년에는 모차르트 연주 대가로 불렸던 지휘자 고(故) 네빌 마리너경과 함께 모차르트 앨범을 냈다. 손열음은 “모차르트로 돌아오니까 집에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며 웃었다. “모차르트는 모국어 같은 느낌이 들어요. 항상 손과 마음의 중심에 있고 제가 가장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음악들이죠. 녹음을 시작하자 자유를 얻은 느낌이 정말 좋았어요.”
피아니스트 손열음(37)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연세에서 열린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7개 지역을 돌며 리사이틀을 여는 일정에 대해선 “제가 지역 사람이기도 하고, 서울에서만 이런 공연이 열리는 것이 청중으로서 서운한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손열음은 강원 원주시 출신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고향에서 열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았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도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축제를 이끌며 공연 기획자로서의 능력도 증명했다. 손열음은 “요즘 연주자는 스스로 공연을 구상해야 하기 때문에 음악가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저는 솔직히 능동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도움이 되면서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손열음은 “살아있을 때 인정받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근래 음반을 많이 녹음한 이유가 그런 생각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저는 200~300년 지나서까지 사람들이 기억하고 계속 들을 음악에 관심이 있어요. 위대한 연주자들이 말이 아니라 음악으로 남긴 메시지가 불멸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죽어서도 살아남는 것은 음반이기 때문에 녹음에 더 심혈을 기울게 된 것 같아요.”
손열음은 바쁜 연주활동을 이어가면서도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구해 선보여왔다. ‘살아남는 음악’에 대한 손열음의 관심은 동시대 음악까지 닿았다. 2013년 서울 예술의전당 첫 리사이틀에선 우크라이나 출신 작곡가인 니콜라이 카푸스틴의 곡을 사실상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2021년에는 카푸스틴의 서거 1주기를 추모하는 앨범을 내기도 했다. “지난 10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신진 작곡가를 독려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흐름이 생겼어요. 인종과 성별을 막론하고 여러 작품이 등장하는 시대가 된 것 같아서 반가워요. 그런 작업을 더 많이 해보고 싶어요.”
피아니스트 손열음(37)이 오는 17일 프랑스 음반사 나이브를 통해 발매하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앨범 표지. 파이플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