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챗GPT는 텍스트로만 대화
업그레이드 버전은 이미지도 이해

오픈AI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14일(현지시간) 업그레이드 된 최신 버전을 선보였다. 기존의 챗GPT는 텍스트로만 대화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공개된 GPT-4 모델은 이미지를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도록 더 진화했다. 일각에서는 생성형 AI의 발전 속도를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잠재적인 위험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픈AI는 대규모 AI 언어 모델(LLM)인 GPT-4를 선보였다. 챗GPT에 적용된 GPT-3.5를 고도화한 버전으로, 문자뿐 아니라 음성·사진 등 복합적인 정보를 이해·생성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예컨대 밀가루 사진 등의 식재료를 보여주고 만들 수 있는 음식을 물어보면, GPT-4는 팬케이크 같은 다양한 음식을 추천한다.
인간 뇌의 정보 전달망 ‘시냅스’에 해당하는 매개변수가 GPT3는 1750억개였는데, GPT4는 정확한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GPT-4는 현재 챗GPT 플러스 유료 가입자에게만 공개됐다. 오픈AI는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SAT와 미국 변호사 시험 등 주요 시험에서 상위 10%에 해당하는 성적을 달성했다”며 “표준화된 시험에서는 인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오답을 정답처럼 말하는 환각 현상은 여전했다. 이에 오픈AI는 “환각 현상에 따라 답을 지어내며 틀렸을 때도 옳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며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했다.
2019년부터 오픈AI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검색시장 내 AI 기술경쟁에 불을 지폈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GPT-4를 자사 검색엔진인 빙(bing)에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구글도 이날 업무 과정에서 활용 가능한 생성형AI 툴을 내놨다. 원하는 주제를 입력하면 초안이 즉시 완성되고 클릭 몇 번으로 메시지 정교화 및 축약 등이 가능해 업무 문서 작성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단축할 수 있다고 구글은 설명했다. MS가 오는 16일 챗GPT를 접목한 사무용 소프트웨어 오피스 제품 출시를 예고하자 구글이 선수를 친 것으로, 빅테크 기업 간 AI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한편 챗GPT가 해킹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글로벌 인터넷 보안업체 노드VPN은 “챗GPT가 해킹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며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업체에 따르면 해커 커뮤니티인 다크웹에 올라오는 게시물 중 챗봇 관련 문의가 올해 1월 120건에서 지난달 870건으로 625% 급증했다.
게시물은 주로 탈옥 방법과 피싱 도구로 활용하는 등 챗GPT를 매개로 악성 프로그램을 퍼뜨리는 방법을 공유하는 내용이다. 노드VPN은 “챗GPT가 온라인으로 친분을 쌓은 뒤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이나 피싱 이메일 자동 생성 등에 악용될 수 있다”며 “챗GPT에 사적인 정보를 입력하지 말고 백신 사용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했다. WP도 오픈AI 전 연구원의 발언을 통해 “AI 시스템이 더 널리 채택되고 발전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잠재적인 위험성에 대비 할 수 있는 긴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