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대일굴종외교 규탄 태극기 달기 운동’ 행사에서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습니다’ 문구가 담긴 태극 문양 스티커를 차량에 붙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22일 한·일 정상회담 진상을 규명할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및 합동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태극기 달기 운동’에 나서며 여론전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야당을 향해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라고 비판하면서 반발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굴욕적 비정상회담”으로 규정하며 이른 시일 안에 국정조사뿐 아니라 유관 상임위원회 합동 청문회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이를 거부할 경우 다른 야당과 신속히 추진방안을 협의하겠다”며 “윤석열 정권이 강제동원 제3자 변제라는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남기기 전에 입법부인 국회가 바로잡을 법률 제정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전날 국무회의 발언에 대해 공세를 퍼부었다. 이재명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대일본 굴욕외교 저지 연석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독일과 프랑스 관계를 한·일관계와 비교한 데 대해 “독일은 프랑스와의 관계에서 진지하게 사과하고 관계를 정상적으로 복원했다”며 “일본은 ‘전에 한 번 했는데 또 해야 하느냐’ 하는 태도를 취하는가 하면 강제동원이 없었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는 사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 앞에서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순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태극 문양 스티커를 차량에 붙이는 운동을 벌였다. 이 대표는 “태극기를 다시 우리 손에 들고 각 가정에 게양하고 차에 붙여서 우리나라가 당당한 자주 독립국임을 국민 스스로 보여달라”며 동참을 독려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일관계의 회오리는 양측의 잘못된 자세가 합작한 참사”라며 “국민의 당혹과 분노는 한·일관계 개선 때문이 아니라 그 방법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소통 없는 일방주의적 관계 개선 추진을 비판한 것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윤 대통령이 헌법상 책무를 위반했다며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SBS 라디오에 나와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서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대통령이 잘못된 신념으로 헌법과 법률에 반해서 국익을 팔아넘겼다는 것이 명백해진다고 하면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경협·김용민·김성환 의원 등도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반면 우상호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쉽게 탄핵 이야기를 자주 하는 게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며 자중을 당부했다.
정의당도 비판에 동참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독선과 불통, 남 탓으로 점철된 굴종외교와 그 변명에 국민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정의당은 국민과 함께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윤 대통령의 반역사, 반국민, 반평화외교를 반드시 심판해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