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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되어 돌아온 흉악범…러 와그너 용병 장례 논란

입력 2023.03.27 20:40

수정 2023.03.27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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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자들 속속 고향으로

영웅 칭호 놓고 주민 분열

와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해 12월24일 전사자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와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해 12월24일 전사자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범죄자’로 떠난 이들이 ‘영웅’이 돼 고향에 돌아왔다. 전장에서 전사한 이들을 추모하는 것이 국가가 부여한 ‘애국적인 의무’지만, ‘영웅’ 칭호를 부여받은 옛 이웃이 저지른 범죄를 잊을 수 없는 이들은 다시 한번 고통의 시간에 빠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 와그너 그룹 전사자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며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뉴욕타임스는 와그너 그룹의 죄수 출신 전사자 시신이 장례를 위해 고향으로 속속 돌아오고 있지만, 이들에게 ‘영웅’ 칭호를 부여하는 문제를 두고 지역사회가 분열하는 등 러시아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 지역에선 바흐무트 전투에서 전사한 용병 로만 라자루크가 ‘영웅의 골목’에 묻혔다. 그는 2014년 어머니와 누이를 잔혹하게 불태워 살해해 유죄판결을 받았다. 살해된 누이의 친구는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차 세계대전 전사자 묘지에 범죄자를 매장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그들이 어떤 종류의 영웅인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전사한 용병들의 유족과 일부 관리들은 이들에 대한 예우를 하지 않는 주민들을 “반역자”라고 비판하고 있다. 와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전사자들을 기리지 않는 주민과 지역 관리들을 “쓰레기”라고 맹비난하면서 “그들의 아이들을 끌어내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극동 지역의 인구 4200명의 광산마을 즈히레켄에선 2년 전 살인을 저질러 수감됐던 와그너 전사자의 장례식 문제로 주민 간 갈등이 벌어져 행정기관이 개입하기도 했다. 공무원 엘레나 코도디바는 “마을 절반이 ‘이제 살인자를 영웅으로 만들 것인가’라며 반대하지만, 다른 절반은 ‘그는 피로써 죄를 속죄했다’고 찬성했다”고 말했다.

이런 갈등은 와그너 그룹이 러시아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용병으로 모집하면서 예견됐다. 러시아는 지난해 ‘30만명 부분 동원령’ 발령 후 전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이들을 전장에 투입했다. 와그너는 죄수들에게 6개월 복무하면 사면해준다는 대가를 제시했다. 미 정보 당국은 전장에 투입된 와그너 용병 5만명 가운데 4만명이 죄수 출신이라고 보고 있다.

와그너 그룹과 계약이 종료돼 사면된 죄수들이 민간인 신분으로 지역사회에 복귀하면 또 다른 사회 문제가 초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프리고진은 25일 “사면 석방된 이들이 500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21일 “충격적인 전투 경험을 가진 폭력적인 범죄자들의 갑작스러운 사회 유입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 사회에 중요한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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