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녀 병역면제 등 민심 이반에 “여론 충분히 반영” 주문
‘김기현호’ 코드 맞추기 연장선…양곡관리법도 협의할 듯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내각에 “법률안과 예산안을 수반하지 않는 정책도 모두 당정 간에 긴밀하게 협의하라”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이 김기현 대표 체제로 재편된 이후 당정 밀착을 강조해 온 흐름의 연장선이다. ‘주 69시간 노동’ 논란을 둘러싼 정책 혼선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당정 협의 과정에서 국민 여론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라”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여당 지도부가 새로 들어섰으니 명실상부 당정이 국정 책임을 같이 지고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 협의와 여론 반영을 거듭 강조한 데는 근로시간 개편안 논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안이 ‘장기 노동을 부추긴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윤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했지만 대통령실과 주무부처 간 엇박자가 나오는 등 정책 혼선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9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는 “정책 발표 전 당·대통령실·정부 사이에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김 대표)는 얘기가 나왔다.
최근에는 당 정책위원회가 저출생 대책으로 ‘3자녀 병역면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혼란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책 추진 과정 전체에서 당정 간 사전 협의를 강화해 부작용과 불협화음을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정례 주례회동에서도 당정 협의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대응 방안을 두고 “긴밀한 당정 협의를 통해 의견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이 이미 여러 차례 양곡관리법에 반대 의견을 밝힌 만큼 당정 협의 단계를 거쳐 거부권(재의 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진복 정무수석은 국회에서 “여야 합의 없이 민감한 이슈들을 일방 처리한 법은 재의 요구를 하시겠다고 했기 때문에 양곡관리법은 재의 요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문희 대통령실 외교비서관이 최근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4월26일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등 중요한 외교 일정을 앞두고 외교라인 실무자가 바뀌는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김일범 의전비서관이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자진사퇴했다.
대통령실은 경질성 인사는 아니라고 했다. 핵심 관계자는 “해당 비서관은 1년 동안 굉장히 격무를 했다”며 “임기를 마치고 (외교부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에는 이충면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소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