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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대학 신청하자” 비수도권 국립대 통합 속도전··· ‘졸속 논의’ 우려

입력 2023.04.03 16:49

수정 2023.04.0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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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16일 정부세종청사 15동 대강당에서 열린 ‘제1회 글로컬대학 30 추진방안(시안) 공청회’에서 윤소영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과장이 글로컬대학 30 추진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16일 정부세종청사 15동 대강당에서 열린 ‘제1회 글로컬대학 30 추진방안(시안) 공청회’에서 윤소영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과장이 글로컬대학 30 추진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컬(글로벌+로컬)대학 사업을 앞두고 지역 국립대들의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며 곳곳에서 교수회가 반발하는 등 내홍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글로컬대학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는 통합 등 ‘과감한 개혁’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해당 대학에 주고 있다. 학생과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학 통합 논의가 졸속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충남대와 한밭대, 강원대와 강릉원주대 등은 이달 초 글로컬대학30 사업계획 발표를 앞두고 통합 논의에 한창이다. 글로컬대학은 ‘대학의 과감한 혁신’을 전제로 정부가 2027년까지 대학 30곳에 매년 20억원씩 총 100억원을 지원해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 선정되려면 자율혁신 계획을 제출해야 하는데,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선정을 위한 혁신 사례로 ‘대학 간 통합’이나 ‘대학과 연구기관 통합’ 등을 들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월 글로컬대학 사업 계획을 처음 발표하는 자리에서 “국립대의 시·도립대 전환이나 정부출연연구소와의 통합 등 힘든 개혁을 스스로 할 때 파격적인 지원이 보장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공개된 글로컬대학 추진방안 시안에도 ‘대학 간 통합을 통한 캠퍼스 자원 공유, 유사학과 통합’이 혁신 사례로 포함됐다. 교육부는 2개 이상의 학교가 통합을 목표로 사업을 신청한 경우 지원 규모를 늘릴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업을 따내기 위한 비수도권 대학들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법인 간 통합이 쉽지 않은 사립대보다 국립대들의 통합 논의가 더 원활해 보인다. 대전에 있는 충남대와 한밭대는 최근 통합을 전제로 함께 글로컬대학 신청서를 내기로 했다고 학내 구성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대는 강릉원주대와 통합해 춘천·강릉·원주·삼척에 각각 특성화된 캠퍼스를 운영하는 ‘1도 1국립대 모델’을 추진하기로 하고 최근 설명회를 열었다. 교육부는 이달 초 글로컬대학 기본계획을 확정해 공고를 내고 다음 달까지 예비지정을 마친 뒤 7월 10개 대학을 선정할 계획이다.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 사업을 신청하는 국립대들은 ‘대학 간 통합’이라는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을 추진할지에 대해 한두 달 안에 결론을 내야 하는 셈이다.

해당 국립대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충남대 교수회는 최근 입장문에서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되는 통합계획을 짧은 시간 안에 수립한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고, 선정되면 실행계획서 이행이 강제돼 계획에 문제가 있어도 바꿀 수 없게 된다”며 “촉박한 일정을 고려하면 평가와 토론의 기회는 사실상 박탈되고 졸속 통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대 교수회도 “이 방안이 우리 대학의 미래 발전을 담보할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갖기 어렵다”고 했다.

정부가 2025년부터 광역지자체에 대학 지원 권한과 예산을 넘기기로 하면서 지자체가 나서서 관내 국립대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지난달 20일 “창원대와 경상국립대 통합에 대한 공개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가 창원대 교수회와 총학생회 등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창원대는 “통합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충분한 논의 없는 통합이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 차원의 중장기적 발전방향 논의 등이 생략되면 캠퍼스별 특성화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고 물리적인 통합에만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또 “현재 한국의 국립대 비율은 15% 정도로 세계적으로 낮은 편인데, 정책적으로 국립대 통합을 유도하게 되면 사립대 비율이 점점 커진다는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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