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당 지도부, 사건의 진실 밝혀야”
유승민 전 의원이 4일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음성 녹취발 대통령실 공천 개입 의혹을 태 최고위원의 거짓말 문제로 무마하려는 여권의 분위기에 대해 “태 의원이 거짓말로 ‘(이진복) 정무수석이 공천 협박을 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대통령실이 태 의원을 고발해야 할 일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태 최고위원 징계 절차를 개시한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전날 녹취 사태도 징계 사유로 추가한 데 대해 “윤리위와 당 지도부는 이 사건의 진실이 뭔지를 밝히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실이 어지간한 언론이나 기자들이나 또 무슨 이런 데에 대해서는 고발도 하고 잘하지 않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은 “(태 최고위원이) 대통령실이 불법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것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가장 보좌하는 핵심 실무 책임자가”라고 강조했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수석과 최고위원 발언 방향이나 공천에 대해 그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태 최고위원이 지난 3월9일 이 수석을 만나고 와 보좌진에게 ‘이 수석이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관계 옹호 발언을 요청했다’는 식으로 말한 녹취를 부인한 것이다.
유 전 의원은 “지금 진실이 뭐냐는 문제”라며 “사안 자체가 만약 사실이라면 이건 엄청나게 심각한 불법 행위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에 있던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4년을 구형하고 2년의 실형 징역형을 받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태 최고위원의 발언이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태영호 의원 말이나 이진복 수석 말을 저는 믿지 못하겠다. 녹취록 내용이 사실일 것 같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대통령 1인이 지배하는 사당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지 않나. 국민의힘 의원들 대다수가 다음 총선 공천을 윤석열 대통령이 한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대통령의 지시로 당헌당규도 당원 100%로 바꾸고 그때부터 저부터 시작해서 나경원, 안철수 등···국민의힘 전당대회 때 대통령실이, 권력이 그렇게 전당대회 때 노골적으로 개입한 적이 없었지 않나”라며 “그때부터 모든 문제가 파생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100% 자기 뜻대로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겠나. 증거를 남기지 않고 말 안 해도 알아서 대통령의 뜻을 알아서 그대로 할 수 있는, 알아서 기는 지도부를 딱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당 윤리위가 진짜 이번에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해야 한다”며 “당 윤리위가 (태 최고위원의 말을) 그대로 믿고 거짓말을 한 태영호 의원만 징계를 한다면 이건 자칫 나중에 굉장히 큰 문제를 남기는 것이다. 윤리위와 당 지도부가 이 사건은 진실이 뭔지를 밝히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