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과거사 사과 안 해…한, 후쿠시마에 시찰단

유정인·유설희 기자

한·일 정상회담, 52일 만에 다시 열려

<b>서울에서 맞잡은 손</b>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확대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서 맞잡은 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확대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 진전된 표현 없어…윤 대통령 “과거사, 일방이 요구할 문제는 아냐”
오염수 방류 현장 시찰 합의…한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함께 참배키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제동원(징용) 배상 문제 등을 두고 진전된 입장 표명은 없었다. 기시다 총리는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대상이 모호한 데다 ‘사과’ ‘반성’ 등의 표현은 없었다. 일본에 ‘선제적 양보’를 한 뒤 성의 있는 호응이 있을 것이라던 정부의 기대는 무색해졌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102분간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3월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이후 52일 만이자, 일본 총리의 양자 방문으로는 12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일 시 저는 1998년 10월 발표된 한·일 공동선언을 비롯해 역사인식에 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명확하게 말씀드린 바 있다”며 “이 같은 정부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를 두고 “과거사에 대한 인식 문제는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어느 일방이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현안과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짝도 내디뎌선 안 된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에 대한 정부 방침이 바뀔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바뀌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발표한 해법은 1965년 청구권협정과 2018년 법원의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으로서 법적 완결성을 지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답했다.

두 정상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한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 있는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 내에 계속적으로 우려 목소리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이달에 후쿠시마 제1원전에 대한 한국전문가 현지 시찰단 파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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