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상통화(가상자산) 투자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이 보유한 ‘위믹스 코인’ 규모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많고, 코인을 사고판 시점도 의문투성이다. 가상통화 커뮤니티 분석에 따르면, 김 의원의 코인 보유량은 127만2843개로 당초 알려진 것보다 1.5배 많다. 김 의원은 “LG디스플레이 주식 매각 대금 10억원을 2021년 2월9, 11, 12일 세 차례 ‘업비트’에 입금해 가상자산에 투자했다”고 밝혔지만 위믹스 코인의 업비트 상장 시기는 2022년 1월이다. 김 의원이 위믹스 코인을 샀다는 시점은 업비트에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의원이 코인에 호재가 되는 업무를 민주당에서 주도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의원은 대선 전인 2022년 2월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을 활용한 ‘이재명 펀드’ 기획·출시를 맡았다. 350억원 모금을 목표로 NFT 펀드를 선보인다는 소식에 NFT 관련 코인은 상승세를 보였다. 김 의원이 보유한 코인도 이재명 펀드 발표 전날 7501원에서 발표 다음날엔 8135원으로 뛰었다. 코인 보유 사실을 당에 알리지 않고 김 의원이 NFT 펀드 기획을 주도했다면 이해충돌 논란은 물론이고 도덕적으로도 비난받을 소지가 크다.
사태 초기 김 의원은 코인 계좌에서 인출한 현금이 440만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이후 민주당 지도부엔 9억8000만원을 회수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 변동 내역과 코인 투자금 출처, 매도금 용처 등에 관한 설명도 아귀가 맞지 않다. 2021년 말 김 의원 예금은 1년 만에 9억6800만원 늘었다. 이러한 재산 변동에 대해 당시 김 의원은 ‘주식 매도와 급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김 의원이 최근 코인 투자금 출처에 관해 “주식 판 돈을 모두 가상자산에 투자했다”고 한 발언과 배치된다. 김 의원이 언론과 민주당에 해명한 말이 각기 다르고, 친야 성향 유튜브에서 한 말이 또 다르니 도무지 진실을 알 수 없다.
김 의원은 코인 투자 의혹이 제기되자 “한동훈 검찰 작품”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은 국회의원이 전 재산에 가까운 돈을 ‘듣보잡’ 코인에 투자한 것부터 고개를 갸웃거린다. 민주당이 10일 진상조사에 나섰다. 김 의원에게는 보유 중인 코인의 매각을 권유했다. 민주당은 신속하면서도 투명하게 김 의원의 코인 투자 전말을 밝혀야 한다. 만에 하나 검찰 조사로 김 의원 비위가 드러난다면 그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