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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교권, 고의·중과실 없는 학생지도는 면책 필요하다

입력 2023.05.14 20:35

수정 2023.05.1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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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의 사기 저하가 심각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스승의날을 앞두고 14일 전국 교원 6700여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교직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23.6%로 나타났다. 교총의 2006년 조사에서는 만족 응답이 67.8%였다. 교사의 87%가 지난 1년 새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했다는 교사노동조합연맹 조사 결과도 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전체 퇴직자의 10% 수준이던 교원 명퇴자 비율이 지난해에는 55.4%(6594명)를 기록했다.

교원단체들은 교사들의 사기 저하 원인으로 학생지도 과정에서 발생하는 학부모와의 갈등과 이로 인한 경찰 수사 및 교육청 감사 등을 들고 있다. 학부모들이 일상적인 생활지도나 훈육을 학생 학대로 신고하는 일이 늘면서 교사들이 위축되고 모멸감을 갖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르면 학교는 학부모의 학생 학대 주장만으로도 교사·학생 분리조치 및 수사기관 신고를 진행하게 돼 있다.

학생을 학대한 교사는 처벌받아야 한다. 그러나 교사의 교육 활동에 대한 민원이 곧바로 경찰에 입건 처리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교원의 77%는 학생 생활지도를 한 뒤 신고 불안에 시달린다고 한다(교총 설문조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교사의 62%는 학생 학대 신고를 받거나 사례를 간접 경험했지만 유죄로 확정된 경우는 1.5%에 불과했다. 학부모와 학생이 교사를 신뢰하지 못하고, 교사는 학부모와 학생을 경계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겠는가. 대화와 소통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을 형사 사건으로 넘기는 것은 그 자체로 비교육적이다.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권은 상충되는 것이 아니다.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학생지도는 교사에게 면책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

정부의 교육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교사들이 소외되는 현실도 바뀌어야 한다. 정부 정책에 현장 교사들의 의견이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의견이 96.3%였다(전교조 설문조사).

교육의 성패는 교사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의 백년대계는 결국 교사를 통해 구현되기 때문이다. 교사들의 사기 저하는 공교육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교사가 존중받아야 교육 혁신이 가능하고 학생들도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 교사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보호하는 문화와 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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