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잠들지 못하는 광주여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잠들지 못하는 광주여

입력 2023.05.17 03:00

5·18 광주항쟁(민주화운동)이 43주년을 맞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기념사를 통해 “5·18을 책임 있게 계승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후손과 나라의 번영을 위한 출발”이라고 언급했다. 그런데도 ‘5·18정신의 헌법전문 수록’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엄치용 미국 코넬대 연구원

엄치용 미국 코넬대 연구원

영국의 대헌장(1215), 미국의 독립선언문(1776), 프랑스의 인간과 시민의 권리에 관한 선언(1789)에 이어 5·18 기록물은 201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인권·민주·평화를 갈망하는 보편적 가치가 광주의 5·18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5·18은 1980년 5월18~27일 대한민국 광주에서 일어난 열흘간의 기록이다.

18년 집권의 박정희 겨울 공화국은 산업일꾼이 된 노동자의 피눈물을 갈아엎어 만든 나라였다. 노동자들은 작업능률 명목 아래 국물 없는 식사를 하며, 봉제나 의류공장에서 주당 98시간을 고된 작업에 시달려야 했다. 부마민주항쟁 이후 유신의 심장을 저격한 김재규의 1979년 10·26은, 민주화의 꽃도 피우기 전, 그해 12월12일, 하나회 주축의 신군부 쿠데타에 의해 악몽으로 바뀐다. 서울의 봄은 짧았고 1980년 5월15일, 7만~10만여명의 학생들은 비상계엄 해제와 전두환 퇴진을 요구하며 서울 도심에서 시위했고, 서울역에서 자진 해산한다. 이틈을 탄 5월17일, 휴교령이 떨어지고, 신군부는 경찰과 공수부대를 동원, 전국 대학을 기습해 학생회 간부 95명을 체포한다. 광주의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한다.

5월18일. 일요일 오전 9시40분. 휴교령에 맞서 도서관으로 향하던 전남대 학생들은 7공수부대원들에 의해 곤봉으로 무차별 구타, 진압당한다. 무자비한 공수부대의 진압은 오후 3시40분 유동삼거리에서 재개된다. 5월19일. 증파된 11여단 병력이 광주역에 도착하고, 24세 청각장애인 김경철이 계엄군에 의해 최초로 사망한다. 시위대가 불어나고, 작전명 ‘화려한 휴가’의 공수부대 진압 작전이 전개된다. 계엄군의 첫 발포가 시작된다. 성난 시위대가 파출소를 방화한다.

5월20일. 왜곡된 언론 보도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로 광주MBC가 불에 타고, 계엄군 발포로 비무장 시민들 가운데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5월21일. 광주 내 시외전화는 끊기고, 시신 2구가 수레에 실려 금남로에 도착한다. 20사단과 시위대가 충돌하고, 오후 1시 공수부대의 사격이 시작된다. 시민들은 자위권 차원에서 장갑차, 군용트럭, 총기로 무장하기 시작한다. 도청 태극기가 검은 리본과 함께 반만 걸린다. 5월22일. 시민 수습위는 계엄분소를 방문해 수습안을 전달한다. 도청 광장에 시신이 늘어난다.

5월23일. 시민의 자발적 총기 회수가 시작되나, 공수부대가 소형버스에 총격을 가해 17명이 사망한다. 범시민 궐기대회가 열리고, 계엄사 경고문은 시내 전역에 뿌려진다. 5월24일. 수영하던 중학생이 공수부대에 의해 피살된다. 5월25일. 김수환 추기경 등 민주 인사들의 메시지 및 수습안이 전달된다.

5월26일. 계엄군의 시내 진입 저지를 위한 ‘죽음의 행진’이 감행된다. 학생 수습위 대변인인 윤상원이 외신기자에게 광주 상황을 브리핑한다. 광주 시내 전화는 일제히 끊어진다. 500~600명의 시민군이 도청에 남았다. 5월27일. 상무충정작전 개시로 계엄군 탱크가 시내로 진입하고 시가전이 발생한다. 도청 안 시민군은 집중포화를 받는다. 오후 5시10분, 진압 작전은 종료된다.

1980년 5월의 광주는 전두환 군부 독재에 항거하는 인권 회복의 서사시였으며, 총기 수천 정과 실탄이 난무하는, 공권력 부재 상황에서도 약탈과 강도가 없는, 평화의 광주를 이룩한 시민들의 민주적 서정시였다. 그러나 주먹밥 공동체가 만든 남도의 광주는 오월이면 아픔으로 먹먹해진다.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시민 여러분,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