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크라 정상회담
악수하는 두 정상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확대 세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살상용 무기 논란 의식한 듯
구체적 지원 품목까지 언급
인니 등 10개 정상외교 소화
귀국 후 숄츠와 한·독회담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외교·경제·인도적 지원을 이어나가면서 전후 재건 복구를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뢰 제거 장비와 긴급후송차량 등 구체적인 지원 물품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일본 히로시마에서 이날 오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30여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정세와 지원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은 처음이다. 이날 회담은 우크라이나 측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대한민국은 자유와 국제연대,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를 중시한다”면서 “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하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교·경제·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속히 종식시키고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가 의약품, 발전기, 교육용 컴퓨터 등 우크라이나가 긴급히 필요로 한 인도적 지원 물품을 적시 지원해 준 데 대해 감사하다”면서 “추가적인 비살상 물품 지원을 희망한다”고 했다. 한국 정부가 살상용 무기 지원에 공식적으로 선을 긋고 있는 점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지뢰 제거 장비, 긴급후송차량 등 현재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물품을 신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학살, 중대한 전쟁법 위반 등 국제사회가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을 전제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용 무기 지원 가능성을 처음 시사했다. 논란이 일자 정부는 ‘기존 지원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히로시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내용은 우리의 주관과 원칙에 따라 정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2박3일 방문 기간 호주·베트남(19일), 인도·영국(20일), 일본·코모로·인도네시아·우크라이나(21일) 등 8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 등 총 10개의 정상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윤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 직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과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급속히 재편되는 과정 속에 한·독 양국이 공급망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이 불법적인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발신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에 앞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숄츠 총리는 “한국이 현재 쓰디쓴 현실에 직면했음을 내 눈으로 확인해 매우 큰 슬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불법적 무기 개발이나 핵무기 개발 또한 한국 안보에 큰 위협인 현실을 알 수 있었다”면서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위한 한국의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