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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이 많은 우리 교육

입력 2023.05.23 03:00

수정 2023.05.2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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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에는 사교육, 과다 학습, 고교평준화 이슈, 대학입시 등 어려운 문제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을 악화시키는 근본적인 요인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사공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자신은 교육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아마추어들이 많다. 그들 중 일부는 자신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교육정책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심지어 교육 관련 한 시민단체는 교육부와 언론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교육에도 전문가들이 있는 법인데 그들은 전문가들이나 교사들의 의견을 무시한다. 오히려 전문가들을 자기들 밥그릇에만 관심 있는 사람들로 치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송용진 인하대 수학과 교수

송용진 인하대 수학과 교수

전문가적인 식견과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에 의해 교육제도가 계속 바뀌다 보니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 학생, 학부모들은 피곤하다. 교육부 장관 자리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늘 비전문가가 임명된다. 교육에 전문성이나 경험은 별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얼마 전에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장선생님의 언론 인터뷰가 있었다. 작년부터 시작된 ‘장영실 전형’에 대한 홍보 인터뷰다. 작년에는 이분이 오래 근무했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이 새로운 전형방식을 홍보하기도 했다. 이 전형은 ‘과학 한두 과목만 깊이 탐구한 중학생들을 24명 뽑겠다’는 것이다. 내신이나 시험 성적은 따지지 않겠다는 것이고 앞으로 계속 이 전형의 모집 정원을 전체의 반까지 늘려 간다고 한다.

다양한 소양은 과학자의 기본

이분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괴짜를 데려와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중략) 모든 과목을 잘하고, 선행학습을 잘한 학생들만 영재학교에 들어올 수 있는 건 아니다. 교사들은 반대했다. 모든 분야를 잘하면 모든 과목을 잘 따라가는데, 한 분야만 잘하면 가르치기 어렵다는 거다. 그래도 제대로 된 영재교육을 위해 밀어붙였다.”

이분이 중학생들은 학교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과학을 배우고 있는지, 남들에게 업적이라고 보여줄 정도의 탐구활동을 하려면 어느 정도의 사교육이 필요한지, 중학생들에게 왜 그런 탐구활동이 필요한 것인지 등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영재들의 ‘실력’보다는 탐구나 실험을 해 본 ‘경험’을 중시하겠다는 것으로도 보인다. 실은 이 학교에 예전에도 이와 유사한 입학전형이 있었다. 그것이 몇년 후에 사라진 이유는 과학과목 중 하나의 탐구를 잘했다고 선발한 30여명의 학생들 대부분이 입학 후 학업을 잘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교장선생님은 왜 선생님들이 반대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권력과 배경을 통해 몰아붙였다. 선생님들의 고충이 짐작이 된다.

나는 과학영재학교 학생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선발하는 것은 찬성이다. 다만 ‘과학 한 과목만을 깊이 탐구하는 괴짜 중학생’을 과학영재의 전형인 양 한국과학영재학교와 과기정통부가 홍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비단 중학생이 아니더라도 한 분야만 파고들고 수학이나 다른 기초과학에 대해서 실력이 부족한 사람은 과학자상으로도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다. 훌륭한 과학자가 되려면 수학과 과학에 대한 기초실력뿐 아니라 다양한 소양을 지니는 것이 좋다. 탄탄한 기초실력, 통찰력, 글쓰기, 협동력 등은 좋은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소양이다.

영재교육 관계자 중에는 “시험을 잘 보는 학생들은 성적만 좋지 진짜 영재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소위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혼동하는 논리적 오류이다. “진짜 영재 중에는 학업 성적은 좋지 않은 학생이 있다”는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을 앞의 말의 의미로 혼동하는 것이다. 필기시험을 통한 무한경쟁은 비교육적일 수 있다. 하지만 수학과목의 경우에는 ‘시험’을 통해서 좋은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경쟁’은 영재들에게 가장 중요한 학습동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는 오래전부터 수학올림피아드를 죄악시하고 있다. 수학은 다르다는 호소가 먹히지 않는다.

영재교육서 수학·물리학은 중요

나는 과학영재교육에서는 수학과 물리를 특히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그것을 통해 영재들의 ‘사고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논리적 판단력, 문제해결력, 새로운 개념 수용력, 집중력 등 다양한 지적 능력도 키울 수 있다. 그래서 세계 모든 나라에서 중시한다. 하지만 나의 이런 견해를 과목 이기주의의 시각에서 보는 이가 많은 한, 영재교육에서의 수학, 물리에 대한 교육의 강화는 이루기 어려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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