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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에서 삶은 채소와 과일이 ‘단골 메뉴’인 이유는

입력 2023.05.23 15:19

“비행기 안 미각 능력 30% 떨어져”

기장과 부기장은 같은 음식 안 먹어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길에서 기내식을 맛보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기내식이 승객에게 제공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고, 항공사 측이 메뉴를 정하는 데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은 무엇일까.

기내식은 항공사가 직영하는 업체나 외부 전문 업체가 생산한다. 일반 주문 음식과 조리 과정이 다른 점은 기내식은 음식이 식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만들어지자마자 급속 냉각기에서 섭씨 5도 미만으로 냉장 처리된다.

신선도 유지는 물론 오염된 음식으로 기내에서 행여 식중독 사고가 나면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92년 아르헨티나 항공기에서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한 이후 국내는 조린 후 만 하루가 지난 기내식은 곧바로 폐기한다.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제공

완성된 음식은 1인분씩 개별 진공 포장 단계를 거쳐 카트째로 비행기에 실려 기내 주방인 ‘갤리’에 보관되다 오븐 등에 데워서 승객들에게 제공된다.

기내식 메뉴에서 삶은 채소와 과일이 ‘단골 메뉴’인 데는 이유가 있다. 비행기가 지상에서 10㎞ 이상 오르면 기내는 기압이 낮아지고 매우 건조한 상태로 바뀐다. 이런 환경이 지속되면 승객들의 후각과 미각 기능이 모두 떨어진다.

독일의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약 30%까지 미각 능력이 낮아진다고 한다. 그런데 찐 감자와 아스파라거스, 당근, 브로콜리 등 삶은 채소와 과일은 기내에서 먹어도 지상과 비교해 거의 맛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항공사들이 고기류의 경우 승객에게 닭고기나 소고기 등 2가지 선택지만 주는 것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교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기장과 부기장은 기내에서 같은 음식을 먹지 않는다. 식중독 사고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기내식이 제공되지 않는 항공기를 이용할 경우 항공법이 정한 기내 반입금지 물품이 아니라면 승객이 개별적으로 이른바 ‘도시락’을 준비할 수 있다.

다만 피해야 하는 음식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이 누군가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땅콩버터다. 또 나트륨이 많이 든 음식은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손과 발이 붓는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권장하는 음식은 담백하고 오랜 시간 포만감을 주는 삶은 달걀과 과일류다.

제공된 기내음식이나 ‘도시락’을 비행기 착륙 후 기내 밖으로 갖고 나올 수 있을까. 채소·생과일류와 육류가 조금이라도 포함된 음식은 가공품이더라도 바이러스 등 병해충 유입 우려로 금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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