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범죄도시3’ 마동석···“프랜차이즈 영화는 내 꿈, 지구 끝까지 생각중”

오경민 기자

전작과 차별화 위해 빌런 2명 투입

4편 촬영 끝…5·6편 시나리오 작업중

“난 복서 1/3, 배우 1/3, 제작자 1/3”

전편에서 금천경찰서에 근무하던 형사 마석도(마동석)는 <범죄도시3>에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무대를 옮긴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전편에서 금천경찰서에 근무하던 형사 마석도(마동석)는 <범죄도시3>에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무대를 옮긴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괴물형사’ 마석도가 파렴치한 범죄자를 소탕하는 <범죄도시> 시리즈는 ‘아는 맛’이다. 1편은 청소년 관람불가인데도 7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았고, 2편은 지난해 5월 개봉해 팬데믹 기간 중 유일하게 1000만 관객을 넘긴 한국 영화가 됐다.

한국 영화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범죄도시3>가 오는 31일 개봉한다. 배우 마동석은 주인공 마석도를 연기했을 뿐 아니라 기획·제작·각색·액션연출·편집에까지 참여했다. 마동석을 위한, 마동석에 의한 영화다. 마동석을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범죄도시>는 액션이 우선입니다. 관객분들은 카타르시스(해소·쾌감)를 가장 좋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악당 캐릭터를 잘 쌓아가고, 마석도가 범인을 쫓아가며 느끼는 서스펜스(조마조마하고 불안정한 심리)가 있고요. 극한 상황에서도 놓치지 않는 유머도 있어요. 저도 개그 욕심이 있고 재밌는 걸 좋아하고요, <다이 하드> 시리즈의 브루스 윌리스가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한번씩 여유 부리며 농담하는 게 마석도와 잘 맞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 한 스푼의 귀여움?(웃음)”

‘<범죄도시> 시리즈의 매력’을 묻자 마동석은 이렇게 답했다. 3편은 2편에서 벌어진 베트남 납치 사건의 7년 뒤를 배경으로 한다. 마석도는 금천경찰서를 떠나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왔다. 광역수사대는 2개 이상 경찰서 관할에 걸쳐 발생한 사건이나 대중의 관심도가 높은 사건을 주로 수사한다. 마석도는 한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중, 이 사건이 거대 마약 범죄와 관련 있음을 직감한다. 빌런 주성철(이준혁)과 리키(아오키 무네타카)가 한국에서 활개를 치면서 사건은 점점 커져간다.

누구보다 강한 완력을 자랑하는 마석도가 빌런과 만나면 빌런은 틀림없이 마석도의 맨주먹에 고꾸라진다. 3편까지 마석도의 약점이나 개인사는 많이 드러나지 않았다. 빌런의 서사가 곧 극의 서사고, 빌런의 매력이 곧 영화의 매력이다. 이번엔 빌런이 두 명이다. 극이 늘어지거나 산만해질 우려가 있었지만 마동석은 ‘해야 하는 시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저 스스로가 지루한 걸 잘 못 본다.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익숙한 것만 가져갈 수는 없다. 과감히 버리는 것도 필요하다”며 “<범죄도시>도 전 작품을 따라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2명이라 (관심이나 집중이) 분산된다고 생각해서 도전을 안 하면 8편까지 똑같은 얘기 해야 하지 않나. 실패를 해도 그렇게 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빌런의 모습은 앞으로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빌런 무리가 될 수도 있고, 굉장히 강한 외국인이 나올 수도 있고, 여성 빌런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실제 사건, 배우 등을 고려해서 색다른 것을 고민할 것입니다.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범죄도시3>의 빌런 주성철(이준혁).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3>의 빌런 주성철(이준혁).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3>의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3>의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는 4편까지 촬영을 마쳤다. 4편도 후반작업 중이다. 5~6편은 시나리오 작업이 한창이다. 8편까지는 기획이 돼 있다. 마동석은 “저희는 지구 끝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웃었다.

‘프랜차이즈 영화’는 마동석이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꿈이다. 그는 “제가 프랜차이즈 영화를 굉장히 꿈꿔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더티 해리>나 브루스 윌리스의 <다이 하드>, <007> 시리즈, <분노의 질주> 시리즈 등을 많이 봤다”고 했다. 그는 “<범죄도시>는 저의 전부다. 주변의 운동선수들에게 물어보면 다친 뒤 전신마취 수술을 거듭하면서도 운동을 계속한다. 왜 하냐고 물어보면 ‘모른다. 그냥 좋아서 한다’가 끝이다. 저도 그렇다. 좋아하고, 직업이고,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대본 작업은 물론 액션 연출, 편집, 프로듀싱에까지 참여하며 각색가, 연출가, 제작가 등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그는 극중 나오는 코미디는 거의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회의를 거쳐 다듬거나 빼기도 하지만 ‘마석도스러운’ 유머는 그가 직접 쓴다. 3편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가장 큰 웃음을 자아낸 ‘회전하는 원형 침대’도 그가 떠올렸다. 그는 “영화에서 정말 재미없는 게 정보 전달이다. 그 장면 전에 뭔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의도적으로 넣은 장면이다. 그럴 때 액션이나 유머를 넣어서 지루한 부분을 상쇄하려고 한다”고 했다. 액션 장면은 그가 직접 현장에서 편집하기도 한다. 그는 “액션 장면은 (합을 짠) 저와 무술감독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편집을 그 자리에서 다 해둔다. 그걸 안 해두면 카메라에 안 보이는 액션은 소리가 안 들어갈 수도 있다”며 “제가 현장에서 포인트를 잡아 두니까 결과적으로 저희 영화는 편집이 빨라진다”고 했다. 그는 복싱 기술을 기자들 앞에서 선보이며 예를 들었다.

직접 메가폰을 잡을 욕심은 없을까. 마동석은 “기획하고 글(시나리오)을 만드는 것에 가장 관심이 많다. 좋은 촬영감독들을 모아서 하는 게 재밌지, 연출은 관심 없다. 제가 할 몫만 하고 넘치진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제작에 열의를 표했다. 그가 기획해서 제작이 진행 중인 영화가 80편이 넘는다고 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미국판 제작도 논의 중이다. 그는 “복서 3분의 1, 배우 3분의 1, 제작자 3분의 1인 것 같다”고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했다.

<범죄도시3>는 개봉 1주 전인 24일 예매 관객수 19만명을 돌파하며 이날 예매율의 절반 가량(49.1%)을 차지했다. 러닝타임은 105분이다.

그는 ‘액션을 언제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글쎄요, 한 10년이 맥스(최대)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실베스터) 스탤론 형님이 <털사 킹>에 나오는 걸 보고 ‘이거 봐라? 어떻게 좀 더 (해 볼까)?’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배우 마동석. 에이비오엔테테인먼트 제공.

배우 마동석. 에이비오엔테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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