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찐 실세’ 박성민 부총장의 거듭된 이사

조문희 기자

[여의도 앨리스] “정치부 기자들이 전하는 당최 모를 이상한 국회와 정치권 이야기입니다.”

29일 국회의사당 본청에 국민의힘 부총장실과 홍보본부장실 간판이 붙어 있다. 부총장실은 236-1호, 홍보본부장실은 236-2호로 바로 옆방이다. 조문희 기자

29일 국회의사당 본청에 국민의힘 부총장실과 홍보본부장실 간판이 붙어 있다. 부총장실은 236-1호, 홍보본부장실은 236-2호로 바로 옆방이다. 조문희 기자

국회의사당 본청 내 국민의힘 구역에 최근 작은 변화가 생겼다. 핵심 당직자인 박성민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64)의 사무실 위치가 바뀐 것이다.

3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제일기획 출신 송상헌씨를 지난 25일 홍보본부장에 임명한 이후 본청 내 사무실 위치를 조정했다. 박 부총장이 쓰던 236-2호에 송 본부장이 들어서고, 박 부총장은 바로 옆방인 236-1호로 옮겼다.

당초 박 부총장이 본청에 사무실을 둔 것도 당내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꼽혔다. 본청에는 사무총장 사무실이 자리할 뿐, 부총장 사무실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현역 의원은 의원회관 의원 사무실을 쓰면 된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 과거 미래통합당 시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함경우 조직부총장이 본청 사무실을 쓴 적 있지만 그가 원외 인사인 탓이 컸다. 사무총장실과 달리 부총장실에는 상주하는 당직자도 특별히 없다.

박 부총장이 오랜만에 만든 본청 내 부총장실은 처음엔 233-1호에 위치했다. 이후 당 사무처 미디어국이 쓰던 236-2호로 이동했고, 미디어국은 국회의사당 밖 당사로 이동했다. 국민의힘이 지난 4월 최고위원회의 회의실 옆으로 당대표실을 이전할 때와 같은 시기다. 당시 당내에는 ‘부총장이 방이 좁다며 이사를 원한다’는 말이 돌았다.

최근 236-1호로 또 한번 이사가 이뤄지며 실무진의 푸념이 늘었다. 박 부총장은 이날 통화에서 “옆방이고 똑같은 사이즈(크기)로 갔다”며 “사무총장실 바로 앞에 (부총장 사무실이) 있는 게 좋은듯 해서 그랬다(이사했다)”고 말했다.

울산 중구가 지역구인 박 부총장은 당내 실세로 꼽힌다. 지난 4월 원내대표 선거를 그 계기로 꼽는 이들이 많다. 당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4선 김학용 의원을, 박성민 의원은 3선 윤재옥 의원을 각각 원내대표로 밀었는데 후자가 당선됐다는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대구·경북(TK) 의원들이 경기 지역구인 김 의원보다는 대구에 터 잡은 윤 원내대표에게 마음을 줬다거나 당 지도부가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설화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윤 원내대표의 진중한 발언 스타일이 높이 평가받았다는 기타 원인 분석도 없지는 않았다. 한 친윤석열(친윤)계 의원은 “윤 원내대표 당선 후 (박 부총장의) 입지가 강해진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 부총장은 이전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술친구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윤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에 국빈 방문할 때도 박 부총장이 동행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찐 실세’가 장 의원이냐 아니면 박 부총장이냐는 설왕설래도 있다. 한 지도부 인사는 “김기현 대표가 굵직한 사안은 그래도 장 의원과 통화하는 것 같더라”며 “(장 의원과 박 부총장) 두 사람의 롤(역할)이 다르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고 말했다.

박 부총장은 실제 당 의사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김 대표가 지난달 초부터 평일 오전 8시 당대표실에서 여는 비공개 지도부 전략회의 구성원이다.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유상범·강민국 수석대변인 등 김 대표가 직접 지명한 핵심 당직자들과 함께 실질적인 ‘사령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3·8 전당대회 당시 청년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가람 청년대변인을 지금 자리에 권한 것도 박 부총장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변인은 최근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박 부총장은 최고위원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간사 역할을 맡고 있다.

박성민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오른쪽)이 지난 3월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기현 대표(왼쪽)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성민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오른쪽)이 지난 3월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기현 대표(왼쪽)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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