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비상구 연 범인 “문 열면 어떻게 되나” 물었다가 뒤늦게 덜미

노도현 기자

문 연 순간은 목격 못했지만

‘문 열면 어떻게 되나’ 질문해

직원 신고 후 경찰에 긴급체포

지난 26일 오후 대구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아시아나 비행기의 출입구 비상개폐 흔적이 남아 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오후 대구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아시아나 비행기의 출입구 비상개폐 흔적이 남아 있다. 연합뉴스

착륙 직전 여객기 비상구 문을 열어 구속된 A씨(33)가 기내가 아닌 공항 밖에서 덜미를 잡힌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31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 26일 낮 대구에 착륙하려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A씨가 비상구를 문을 연 순간에는 승무원과 승객들은 미처 상황을 목격하지 못했다. 이들은 착륙 직후 A씨가 비상구 문밖으로 뛰어내리려는 듯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제지에 나섰다.

당시까진 A씨가 문을 연 범인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승무원이 문 열린 비상구를 막고 서 있는 사진은 오후 12시37분 항공기가 땅에 닿은 뒤 이동하는 도중에 A씨의 투신 재시도를 저지하려는 상황에서 찍혔다.

이씨 옆자리에 앉았던 승객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문이 열리는 걸 제대로 본 사람이 없어서 그 친구가 범인이라고 생각을 못 하고, 겁을 먹어서 뛰어내리려고 했다고 착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오후 12시45분 항공기가 완전히 정차한 후 객실 승무원이 A씨를 대구공항에 상주하는 아시아나항공 직원에게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 돌봄이 필요하다’면서 인계했다. 직원과 함께 공항 1층 대기실에 머물던 A씨는 ‘답답하다. 나가고 싶다’고 했다. A씨와 직원은 청사 밖 벤치로 이동했다.

이후 A씨는 직원에게 ‘승객이 항공기 비상구 문을 열면 어떻게 되냐’는 따위 질문을 했다고 한다. A씨의 말을 수상히 여긴 직원은 그제서야 함께 사무실로 이동한 뒤 오후 1시20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한 뒤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피의자가 경찰에 넘겨지기 전까지 직원이 계속 동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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