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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장애 시달리는 ‘사드 기지’ 소성리 주민···인권위 “정부·지자체 책임”

입력 2023.06.07 12:00

수정 2023.06.0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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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4기 추가배치가 시작된 2017년 9월7일 오전 사드 발사대 등 관련 장비를 실은 미군 차량이 주민들의 반발 속에 사드 기지(옛 성주골프장)로 이동하기 위해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으로 들어서고 있다./정지윤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4기 추가배치가 시작된 2017년 9월7일 오전 사드 발사대 등 관련 장비를 실은 미군 차량이 주민들의 반발 속에 사드 기지(옛 성주골프장)로 이동하기 위해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으로 들어서고 있다./정지윤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기지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소성리 주민들의 정신건강 악화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첫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달 23일 국방부 장관·경북경찰청장·경북지사·성주군수에게 사드 배치 추진 과정에서 악화된 소성리 주민들의 정신건강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인권위는 마을 주민들의 수면을 방해하고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과 관련해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속하는 주민을 조기에 찾아낼 방안을 마련할 것을 이들 기관에 요청했다.

사드철회 성주대책위원회 활동가와 소성리 주민들은 “주민에 대한 강제진압과 해산이 5년간 반복되며 주민들이 심신의 고통과 불면증을 겪는 등 행복추구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2021년 7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가 지난해 6~8월 소성리 주민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 기초조사’ 결과를 보면, 심층면접조사에 참여한 주민은 모두 불안장애 증상을 보였다. 이 중 9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경계 수준’을 보였고 7명은 우울증 증상을 보였다. 수면 시간이 하루 4시간 미만이며 수면 도중 깨는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주민은 7명이었다.

인권위는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헌법 10조에 따라 국가와 지자체는 국책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하여 진행할 의무가 있다”며 “6년 이상 지속돼 온 사드 배치 반대집회 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이 겪은 일련의 상황들은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며, 기초조사에서도 주민들이 심신의 고통과 불면증 등을 겪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사드 배치 결정과 그 추진과정에서 주민들의 건강권 보호 등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인권위는 경찰을 피진정인으로 한 진정은 기각했다. 경찰뿐만 아니라 사드 설치 사업을 진행한 정부 기관과 지자체가 함께 주민들의 정신 건강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8월부터 사드 기지에 대한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해 5개월 만인 지난 1월 평가 결과 초안을 공개했다. 다음달 환경부가 평가 결과를 승인하면 본격적으로 기지 내 인프라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드철회 성주대책위원회는 지난 5일 “인권위의 이번 의견 표명은 경찰뿐만 아니라 국방부를 비롯한 모든 사드 배치 관계 기관에 주민들의 심리 장애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국가기관의 첫 인정이기에 큰 의미가 있다”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대책위는 “지난 3월 야간에 기습적으로 진행된 사드 발사대 전개 훈련 과정에서 주민 3명이 다치고, 최근에는 주한미군이 차량으로 주민을 밀어내는 사건이 벌어졌다”며 “윤석열 정권은 헌법으로 보장된 주민들의 생존권, 행복 추구권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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