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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끊긴 노·정 대화, 정부가 자초한 파국이다

입력 2023.06.07 20:38

한국노총이 7일 오후 전남 광양시 중동 한국노총 전남 광양지역지부 회의실에서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논의하는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노총이 7일 오후 전남 광양시 중동 한국노총 전남 광양지역지부 회의실에서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논의하는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제1노총인 한국노총이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를 전면 중단하고 대정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와 노동계를 잇는 공식 대화창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7년여 만에 닫힌 것이다. 집권 2년차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은 표류가 불가피해졌다. 반노동 국정과 노동 홀대가 빚은 파국이다.

한국노총은 7일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경사노위 논의를 중단키로 하고, 탈퇴 여부는 집행부에 위임했다. 이런 초강수 조치는 지난달 31일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이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하청업체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망루 농성을 벌이던 중 경찰관에 진압봉으로 머리를 맞고 체포된 유혈사태로 촉발됐다. 불법 집회시위에 강력대응하라는 윤 대통령 지시 후 벌어진 일이다. 한국노총은 “(120만 조합원이)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에 나서겠다”며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노동계에 대한 강력한 탄압에 맞서 전 조직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1999년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 때부터 불참한 민주노총과 달리 박근혜 정부 말기를 빼곤 줄곧 대화 테이블을 지켜온 온건성향 한국노총까지 등을 돌린 것이다. 이정식 전 한국노총 사무처장이 윤석열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기용되며 주목한 정책대화는 첫발도 못 떼고, 노·정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게 됐다.

그간 ‘노조 때리기’로 일관한 윤 대통령과 정부에 큰 책임이 있다. 건설 현장의 구조화된 불법 문제를 ‘건폭’ 탓으로만 돌려 탄압했고, 이에 항의한 건설노동자가 지난달 분신해 숨졌다. 노조를 비리 집단으로 몰아 회계장부를 들여다보겠다더니 이를 거부한 한국노총을 국고보조금 지원사업에서 빼버렸다. 파견직 확대, 주 69시간제를 추진하면서 기업에 기울어 노동계 의견은 듣지 않았다. 노·정 갈등은 파업 노동자를 “사회주의자”로 매도하는 극우 성향 김문수 위원장이 경사노위를 이끌고 있는 문제를 넘어섰다. 그러다 한국노총 간부의 유혈 진압 사태가 터졌고, 지난 1일 잡힌 윤석열 정부 첫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는 무산됐다. 노동자를 제물 삼은 정부의 ‘반노동’ 국정기조 1년이 노·정 대화까지 단절시킨 셈이다.

양대 노총이 모두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면서 노·정 대치는 격화하고 있다. 대화를 다시 틀 책임은 그간 노조 공격에 앞장서온 윤 대통령에게 있다. 노동자를 국정을 협의하는 한 축으로 받아들이고, 기업의 이익추구를 인정하듯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존중해야 한다. 이대로는 노동개혁도, 내년 최저임금 협의도 헛바퀴만 일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결자해지하는 자세로 노사 협의를 진척시키는 균형 잡힌 중재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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