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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치여도 다시 살아났던 반달곰 ‘오삼이’, 마취총 맞고 사망

입력 2023.06.14 20:46

2018년 앞다리 골절 수술 후 재활 중이었던 반달가슴곰 KM-53의 모습. 환경부 제공

2018년 앞다리 골절 수술 후 재활 중이었던 반달가슴곰 KM-53의 모습. 환경부 제공

온갖 사고로 화제를 모았던 반달가슴곰 KM-53(8세, 일명 오삼이)이 세상을 떠났다.

국립공원공단은 반달가슴곰 KM-53이 지난 13일 경북 상주시에서 폐사한 것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오삼이는 국립공원공단 직원이 쏜 마취총에 맞고 이동하다 계곡에 빠져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

국립공원공단은 오삼이가 야간에 민가 100m 주변으로 접근하는 등 인명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보이자 마취를 시도했다. 공단에 따르면 2021~2022년 반달가슴곰이 벌꿀, 과수 등에 입힌 재산 피해 중 68%가 오삼이의 몫이었다. 오삼이는 마취총에 맞은 날에도 저지대로 이동하다 과수원, 경작지 주변에서 공단 근무자의 눈에 띄었다.

국립공원 공단은 “마취총을 이용해 마취하는 과정에서 개체가 갑작스럽게 이동해 이를 추적하던 중, 상주시 인근 계곡 하부에서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응급처치를 했으나 결국 폐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삼이는 2015년 1월 국립공원 종복원 기술원 생태학습장에서 태어났다. 개체번호 KM-53은 한국에서 53번째 태어난 수컷이란 의미다. 오삼이란 별명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오삼이는 인간의 도움으로 태어났지만 인간이 정해놓은 영역에서만 살지 않았다. 2015년 10월 지리산에 방사된 뒤 ‘탈출’과 ‘강제 복귀’를 반복했다.

2017년 두 차례나 경북 김천 수도산에 나타나 잡은 뒤 지리산에다 풀어줬고, 2018년 5월에는 다시 수도산으로 향하다가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12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2019년에 다시 김천 수도산에 풀어줬으나 경북 구미 금오산까지 이동했고, 2020년 5월에는 민가 피해가 발생해 수도산으로 다시 이주 방사됐다. 지난해에는 가야산, 덕유산 등에서 활동하다가 충북 보은까지 이동하기도 했다.

환경단체는 환경부의 ‘개체 수 증식’ 중심 복원이 오삼이의 죽음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박은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서식지에 대한 고려가 먼저 된 상태에서 복원하는 것이 순서인데, ‘개체 수 중심’의 복원 정책이 진행되며 곰도 인간도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며 “개체 수에만 집중한다면 제2, 제3의 오삼이도 있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오삼이 부검을 하고, 활동 서식지 내 서식 환경 조사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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